남은 시간 20일...이명박 수사 급물살 탈까?

李 특검, 설연휴가 '4대 의혹 규명' 최대 분수령

2009-02-03     김성현 기자

【서울=뉴시스】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각종 의혹에 대한 정호영 특검팀이 설 연휴까지 주요 참고인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번주가 특검 수사의 성패를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3일로 수사 기간 40일의 꼭 절반을 채운 특검팀에게 남은 시간은 앞으로 20일.

특검팀은 남은 기간 동안 수사 뿐 아니라 의혹을 받고 있는 주요 참고인들에 대해 사법처리 여부 결정과 구체적인 혐의 적용을 위한 법리 검토 작업을 벌어야 하고 수사결과 발표문도 작성해야 하는 사정을 감안하면 설 연휴 전까지는 수사의 대체적인 윤곽을 잡아야 한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이번주 안에 도곡동 땅 및 다스 의혹과 관련해 이 당선자의 맏형 상은씨(74)를 방문조사하는 등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실체 규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정 특검은 지난 1일 "도곡동 땅의 실제 소유주를 밝혀내는 것이 특검 수사의 목표"라고 천명한 바 있어 특검팀이 상은씨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제3자가 누구인지 가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8월13일 수사결과 발표 당시 "다스에 이 당선인의 돈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하지 못했으며 도곡동 땅 가운데 상은씨 지분은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애매모호한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상은씨는 그동안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를 가리기 위한 핵심 참고인으로 지목돼 왔다. 특검팀은 상은씨를 상대로 다스 및 도곡동 땅의 실소유 관계와 매매 경위,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하게 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한 뒤 계좌추적 결과 및 다스 측으로부터 건네받은 회계자료와 비교 분석 작업을 벌여 제3자가 누구인지 가려낸다는 방침이다. 또 "BBK의 주인은 이명박씨라고 들었다"고 발언하고 도곡동 땅 매매 가격을 직접 지정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만제(73) 전 포스코 회장도 4일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어서 김 전 회장이 어떤 진술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검 출범 전인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했던 김 전 회장은 하와이발 대한항공 KE052편으로 이날 오후 4시40분에 귀국할 예정이다. 또 옵셔널벤처스의 후신인 옵셔널캐피털의 대주주들이 김경준씨(42.구속 기소)와 김씨 가족을 상대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평결 결과가 이번주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돼 그동안 수사가 미진했던 BBK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05년 "이명박씨도 회사를 함께 운영했던 만큼 재판을 함께 받을 책임이 있다"며 이 당선인을 제3의 피고로 신청했고 법원은 김씨 측의 신청을 받아 들였다. 따라서 재판부가 이 당선자의 주가조작 및 횡령 의혹 연루 여부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놓느냐에 따라 향후 특검 수사 방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가 이 당선자에게 책임을 지운다면 특검팀이 관련 의혹을 전면 재수사할 수 밖에 없고 이 당선자에 대한 직접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이 당선자가 LKe뱅크 회장으로 있을 당시 업무에 관여했던 이 당선인의 최측근 김백준(68) 청와대 총무비서관 내정자와 비서 이진영씨도 이번주초 소환될 것으로 보여 BBK 의혹에 대한 실체가 어느 정도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BBK 회장 이명박'이라고 적힌 명함을 이 당선인으로부터 직접 건네받았다고 주장한 이장춘(68) 전 싱가포르 대사에 대한 조사 일정도 오는 13일에서 이번 주 초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암DMC 특혜분양 의혹에 대한 수사는 이번주 초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정 특검은 전날 "설 연휴 전까지 DMC 의혹과 관련한 참고인 조사를 마무리짓겠다"고 밝혀 DMC 의혹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음을 내비쳤다. 특검팀은 서울시로부터 특혜 분양을 받고 사업비를 유용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한독산학협동단지 대표 겸 진명정진학원 이상장인 윤여덕(62)씨를 설 연휴 전에 한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며 사기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달 30일 출국금지된 최령 SH공사 사장(당시 서울시 산업국장)도 전날 불러 조사를 마침에 따라 의혹의 핵심인 한독산학과 서울시의 책임자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가 이번주말이면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이 이들을 사법처리할 경우 분양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 당선자에 대한 소환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특검팀은 김씨에 대한 검찰의 회유.협박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녹음.녹화 자료에 대한 분석 작업과 김씨의 변호를 맡았던 오재원 변호사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침에 따라 이번 주 중으로 수사 검사들에 대한 소환 및 김씨와의 대질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성현기자 sean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