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돈 들어서 안한다”는 키리졸브·독수리 영구종료
키리졸브 대신 7일간 ‘동맹’ 훈련 실시
2020-03-03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한미 군 당국이 올해부터 매년 3~4월 대규모로 진행하던 키리졸브(KR)훈련과 독수리연습(FE)을 앞으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키리졸브 훈련을 한미 ‘동맹’ 연습으로 명칭을 변경해 오는 12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비용문제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국방부는 3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이 전날 오후 10시부터 약 45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양 장관이 한국 합참의장과 주한미군사령관이 건의한 연합연습 및 훈련에 대한 동맹의 결정을 검토하고 승인했다”면서 “한미 국방당국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에 키리졸브 연습은 2007년 명칭을 변경해 2008년 처음 시행한지 11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졌다.한미 군 당국은 키리졸브연습의 명칭을 ‘동맹’이라는 한글 명칭으로 바꾸고 4일부터 12일까지(주말제외) 7일간 시행하기로 했다. 훈련 기간은 종전 2주에서 1주로 줄어든다. 박한기 합참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은 “동맹 연습은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및 유엔사 전력 제공국들이 함께 훈련하고 숙달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다. 한미는 독수리훈련의 경우 명칭을 아예 없애 대대급 이하 소규모 부대 위주로 연중 실시하기로 했다. 1961년 ‘독수리훈련’이라는 명칭으로 시작된 독수리연습은 1975년 ‘Foal Eagle’이라는 이름으로 바뀐지 44년만에 훈련 명칭이 사라지게 됐다.키리졸브 등의 종료와 관련해 지난달 28일 북미 간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에 포기했다. 왜냐하면 할때마다 1억달러의 비용을 초래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수억달러를 군사훈련에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저희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니까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돈을 많은 부유한 국가를 보호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데 그 국가들은 각자 보호할 수 있는 예산이 있다”고도 했다.이와 달리, 국방부는 이번 결정을 두고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뒷받침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양국 국방장관은 전화통화에서 “연습·훈련 조정에 대한 동맹의 결정은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양국의 기대가 반영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고 합의했다. 이번 결정은 2차북미정상회담 이전에 사실상 결정됐으나, 양국 국방장관간 통화로 최종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