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제로페이 전국화 되면 도움" 황교안 "시장교란으로 곳곳에 문닫는 가게"

같은 날 시장에 간 여야 대표...소득주도성장 두고 극과 극

2020-03-05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박규리 기자] 5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영업자들이 모인 전통시장을 방문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두고 현장에서 맞붙었다. 이 대표는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제로페이’ 확산 등 정책적 보완 노력을, 황 대표는 ‘정부의 시장개입 자체가 잘못됐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총선을 1년여 앞두고 바닥민심이 어디로 기울지 주목된다.황 대표는 이날 아침 일찍 취임 후 첫 민생 현장 방문지로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시장을 둘러본 그는 "곳곳에 문 닫은 가게들이 많다. 문을 열어도 종일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점포도 있어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이라 하는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가져와서 시장 개입과 교란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민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시장이 시장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시장경제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문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대해서도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 (임금을) 많이 주기 어려운데 일정한 액수를 줘야 한다고 하니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일하고 싶으면 충분히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영업을 잘하면 임금도 더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이 대표도 같은 날 박원순 서울시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과 함께 서울 관악구에 있는 신원시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온라인 구매가 많아지고 카드 수수료도 높아 소상공인이 어려움이 있다"며 "(제로페이가) 시범사업이지만 전국적으로 시스템이 갖춰지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 일행은 약 1시간 가량 가맹점포 7곳을 방문하며 물건을 직접 제로페이로 결제하기도 했다.정부여당 대표들을 맞이한 시장 상인들은 "제로페이를 소비자에게 홍보해야 한다"거나 "이용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말부터 시범실시한 제로페이의 전국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공용주차장, 문화시설 등 공공시설 이용료 할인도 추진할 예정이다. '제로페이'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인건비 등 부담을 더는 방안 중 하나로, 정부여당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카드 수수료 인하, 일자리 안정자금, 임대료 인상 상한제 등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날 방문은 소주성 정책을 보완하며 끝까지 추진해나가겠다는 행보인 셈이다.문 정부가 지난해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면서 자영업자층은 여당에 등을 돌려왔다. 대표적으로 1년여 전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신림동 시장을 찾았다가 소상공인들로부터 "장사가 잘 돼야 임금을 올려줘도 편한 것"이라며 호되게 질책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