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27일 주총…조양호 회장 연임 결정

국민연금 반대표 행사 여부…소액주주·기관투자자 표심 '관건'

2020-03-05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대한항공이 이달 27일 조양호 회장 연임안 등을 놓고 정기주주총회를 연다.대한항공은 5일 서울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어 정기주주총회 개최일을 27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주총 안건인 조양호 회장 연임안 표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2대 주주로 올라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고, 시민단체들도 연임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대한항공은 정관에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국민연금이 22%가량의 우호 지분을 확보하고 반대표를 던지면 조 회장 연임을 저지할 수 있다. 이날 대한항공 일부 직원들과 시민단체들은 조 회장 연임을 막기 위한 주주활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지난달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지만, 조 회장 연임에 대한 찬반 입장은 정하지 않았다.반면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에서는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성공적 서울 개최 등 주요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등의 이유로 "항공전문가인 조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또 "항공·운송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조 회장의 항공전문가로서의 식견은 대한항공뿐 아니라 한진그룹의 주주가치 극대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연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조 회장은 이날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 등 3개 계열사를 제외한 겸직하는 다른 계열사 6개에서 임원직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현재 조 회장은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 진에어,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등 7개사의 등기임원에 올라있다. 한국공항, 칼호텔네트워크 등 2개사의 비등기 임원도 맡고 있다.업계는 조 회장이 KCGI와 국민연금의 그룹 지배구조 개선 압박 등에 대응하는 조치로 보면서도 그룹 핵심 계열사 임원직을 유지해 실권은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이날 대한항공 이사회는 조 회장 연임안 외에 김재일 사외이사 임기 만료에 따른 박남규 사외이사 선임 건, 재무제표 승인 건, 이사보수 한도 승인 건 등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