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 외화밀반출 적발…외환신고 절차 몰라서?

2011-12-21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권희진 기자] 현직 판사가 외화밀반출혐의로 세관에 적발되는 일이 벌어졌다.

21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 법원 소속 A판사는 지난 18일 오전 9시10분께 인천국제공항에서 미화 2만4000달러(2780여만원)를 갖고 나가려다 적발됐다.

100달러권 200여매를 배낭 안에 넣은 채, 출국하려다 엑스레이 판독기에 걸린 것. 이 사건은 인천공항세관을 거쳐 인천지검으로 송치됐다. A판사는 당시 현장에서 경위서 등을 작성했고, 검사는 입국 후 즉시 조사를 받는 조건으로 출국을 허락했다.

A판사는 "1만 달러 이상의 돈을 소지한 사실을 신고하는 절차나 장소를 잘 몰랐기에, 여권 제출하는 곳에서 이를 신고하려고 했었다"며 "부인이 2명의 자녀를 데리고 미국에서 박사과정 연수 중으로, 양가 부모님들이 생활비와 여행경비로 준 돈"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한 판사가 의도적으로 달러를 빼돌리려 한 것도 아니고, 신고 절차를 숙지하지 못해 발생한 사건"이라며 "판사가 법절차를 지키지 않은 실수를 범한 것은 문제였고, 동일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행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미화 기준 1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반출입 시에는 관할 세관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