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작은 투표지, 커다란 도약
구미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주무관 이재원
[매일일보] 오는 3월 13일 실시하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어느덧 눈앞에 와 있다. 후보자들은 각자 자기를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위반행위 예방단속과 투표관리 등으로 눈코뜰새가 없다.
그러나 친구들을 만나서 얘기하는 중에 이들이 동시조합장선거라는 게 있는지조차 모르는 걸 보며 ‘일반 사람들에게는 아직까지 조합장선거가 여전히 생소하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 문득 선관위에 발을 디딘 이후 대통령선거와 같은 공직선거만 치러본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치르는 조합장선거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졌다.
선관위가 2005년부터 개별 조합장선거를 위탁받은 이후 조합의 선거는 점차 깨끗해져 왔으며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거치며 금품제공과 흑색선전이 난무했던 선거문화가 크게 개선되고, 후보자와 유권자의 의식수준도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는 전국 260여만 명의 조합원이 1,344명의 조합장을 선출하고, 선관위는 250개 구·시·군위원회 중 238곳이 관할 또는 대행하여 관리한다. 전국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인구전체가 유권자인 셈이니, 조합장선거가 공직선거에 준하는 선거라 불리는 이유가 실감난다.
만약 이런 선거에서 조합원이 투표하러 가지 않는다면 특정 연령대나 지역이 조합을 과도하게 대표하고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일이 발생한다. 특히 조합장선거는 조합당 선거인 수가 적어 한 표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소수의 지지로 당선된 조합장은 부족한 대표성 때문에 조합을 제대로 운영해 나갈 수가 없고, 조합원은 투표를 통해 진정 조합의 주인으로 대접받고 조합장은 조합원을 주인 대접하게 된다.
우리 선관위는 유권자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다각적으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동시조합장선거에서는 사전투표와 유사한 통합명부시스템을 활용하여 구·시·군 관내의 조합원은 해당 관내에 설치된 어느 투표소에서라도 투표를 할 수 있다.
또한 각 투표소마다 투표안내도우미를 배치하여 투표편의를 제공하고 투표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부득이하게 계단이 있는 곳에 투표소가 설치된 경우 거동이 불편한 선거인이 투표를 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임시 경사로 및 기표소를 설치하여 투표편의를 제공한다. 시각장애인 유권자를 위한 점자형 기표용구도 비치하고 있다.
선거 때면 TV 등을 통해 어르신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순히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조합과 지역이 발전하길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을 것이다.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인류최초로 달 표면에 발자국을 남기면서 한 이야기가 있다.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 전체에 있어서는 위대한 도약이다.” 달 착륙이 우주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듯이 이번 투표를 통해 내 조합과 내 지역을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염원과 자신감을 가지길 바라며, 이번 동시조합장선거에서 투표를 망설이는 조합원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 조합원에게는 작은 투표지이나, 한 조합에는 커다란 도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