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명박 전 대통령 349일만에 조건부 보석 허가

2019-03-06     복현명 기자

[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349일만에 보석으로 풀려나게 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는 6일 이 전 대통령이 청구한 보석을 허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1심에서 뇌물과 횡령 등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후 지난 1월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보석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건강 문제는 구치소내 의료진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으나 이 전 대통령 측은 법원 인사로 항소심 재판부가 새로 구성돼 구속 기한인 4월 8일까지 충분한 심리가 이뤄지기 어렵고 고령에 수면무호흡증 등으로 돌연사 가능성이 있다며 불구속 재판을 호소했다.

이날 재판부는 “구속 만기일에 선고한다고 가정해도 43일밖에 없다”며 “심리하지 못한 증인 수를 감안해 만기일까지 충실한 심리를 끝내고 선고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구속 만료 후 석방되면 자유로운 불구속 상태에서 주거 제한이나 접촉 제한을 고려할 수 없다”며 “보석을 허가하면 조건부로 임시 석방해 구속영장의 효력이 유지되고 조건을 어기면 언제든 다시 구치소에 구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10억원의 보증금을 납입하고 석방 후 주거는 주소지 한 곳으로만 제한됐다. 또 배우자와 직계 혈족·그 배우자, 변호인 외에는 누구도 자택에서 접견하거나 통신을 할 수 없으며 매주 한 차례 재판부에 일주일간 시간별 활동 내역 등을 보고해야 한다.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보석으로 풀려난 것은 이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