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증거와 방법 동원"...이명박 BBK 의혹 수사 급물살"

이명박 특검, BBK 의혹규명 막바지 단계…내주초 결론

2008-02-06     매일일보

【서울=뉴시스】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정호영 특검팀이 출범 이후 수사 진척이 미진했던 BBK 의혹규명을 위해 막바지 속도를 내고 있다.

BBK 의혹은 워낙 사안이 복잡하고 방대해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수사 기록을 검토하는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린데다 LKe뱅크, BBK, EBK, 옵셔널캐피털, 마프펀드, AM파파스 등 관련 회사가 많아 계좌추적을 하는데 많은 품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특검 주변에서는 지난해 검찰이 광범위한 계좌추적과 '이면계약서'의 진위 검증 등 과학적 수사기법을 통해 내린 결론을 뒤집기가 싶지 않다는 판단 아래 애당초 수사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기록 검토 등으로 사건의 전모를 어느 정도 파악한 특검팀이 2월에 들어서면서부터 핵심 참고인들의 소환을 본격화하고 미국 LA연방법원의 민사소송 평결 결과가 나옴에 따라 내주 초쯤에는 대체적인 윤곽이 그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4일과 5일 BBK 의혹과 관련해 핵심 참고인인 이진영 비서와 김백준(68) 청와대 총무비서관 내정자를 잇따라 소환 조사했다. 이 당선자의 고려대 2년 선배인 김 내정자는 현대종금 부사장 출신으로 국제금융 전문가로 활동해 왔으며 이 당선자가 서울시장에 재직할 당시 서울메트로 감사를 지낸 이 당선자의 최측근이다. 특히 김 내정자는 LKe뱅크 이사를 지내는 등 LKe뱅크와 BBK 경영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당선자와 김경준씨가 미국에서 민사소송을 벌일 당시 이 당선인의 법률대리인을 맡기도 했다. 이씨는 이 당선자가 LKe뱅크 회장으로 있을 당시부터 개인 비서로 일해온 이 당선자의 최측근으로 LKe뱅크, BBK, 옵셔널캐피털에 근무하며 자금과 통장을 관리했던 인물이다. 이씨는 이 당선자가 LKe뱅크에서 손을 뗀 후에도 2002년 1월까지 옵셔널캐피털에 남아 근무하면서 김경준씨(42.구속 기소)가 회사자금 384억여원을 빼돌리는데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옵셔널캐피털 주가조작 및 횡령에 관여했는지 여부, LKe뱅크와 BBK의 관계,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한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해 검찰 조사 과정에서 "2000년 3월까지 e캐피탈이 BBK의 주식 50%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진술해 "BBK의 실소유주는 이명박씨"라는 김경준씨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던 홍종국 전 e캐피털 대표도 지난달 28일 소환해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그동안 검찰의 회유·협박 의혹 부분에 집중해왔던 김경준씨에 대한 조사도 BBK 의혹 부분으로 초점을 옮겼으며, 이 당선자의 처남 김재정씨(58)를 세 차례 불러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해 핵심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를 어느 정도 마무리했다. 또 수사기간 중 옵셔널캐피털의 소액주주들이 김씨와 김씨 가족을 상대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평결 결과가 나온 것도 특검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LA 연방법원은 지난 4일(한국시각) "김씨와 김씨 가족의 사기 및 횡령죄가 모두 인정되는 만큼 원고에게 663억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특검팀은 이미 미국 내 다른 소송자료를 분석하는 전담팀을 구성해 관련 자료를 분석해 왔으며 판결문을 금명간 입수해 특검 수사와의 연관성 여부를 검토한 뒤 수사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번 소송에는 김씨의 주가조작 및 횡령 의혹에 대한 판단이 모두 담겨 있어 미국 법원의 재판기록이 특검 수사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BBK 회장 이명박'이라고 적힌 명함을 이 당선자으로부터 직접 건네받았다고 주장한 이장춘(68) 전 싱가포르 대사를 오는 13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또 2000년 6월 BBK를 LKe뱅크의 자회사로 표시한 내부 품의서를 작성하고 5억원을 LKe뱅크에 투자한 하나은행 관계자도 금명간 불러 조사하고 광운대 동영상 의혹에 대한 수사 방법을 검토 중이어서 검찰 수사 대상에서 배제됐던 명함과 홍보책자, 동영상 등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정 특검은 그동안 수차례 "검찰 수사에서 제외됐거나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해 나중에 왜 이 부분을 조사 안했냐는 말이 안 나오도록 모든 증거와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특검팀이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성현기자 sean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