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활기' 속 '차분'...신당 '아픔' 속 '해법 찾기'

정치권, '설연휴' 정국구상 주력...긴장감 속 민심 향배 촉각

2008-02-06     매일일보
【서울=뉴시스】4·9 총선을 두 달여 앞둔 여야 지도부는 설연휴 기간 공식 일정을 자제한 채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갖는 등 재충전을 위한 차분한 계획을 잡거나 적극적인 민생탐방을 통한 활로모색에 나설 예정이다. 10년 만에 대선에서 승리한 한나라당은 모처럼만에 활기 넘치는 설을 맞았으나 4·9 총선에 대한 부담감 속에 차분하게 설 민심을 청취할 예정이고, 대통합민주신당은 대선패배의 아픔을 딛고 서민 중산층을 대변하는 선명한 견제 야당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아래 전국순회 민생탐방을 계획했다. 제 1 야당 교체를 목표로 하고 있는 자유선진당도 지도부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 해법모색을 위해 정국구상에 나설 예정이고, 창당 8년 만에 분당사태를 맞은 민주노동당, 당의 존패가 기로에 놓인 민주당도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통합협상 성사를 위한 해법 찾기를 위해 저마다 정국구상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설 연휴는 총선을 앞두고 총선의 향배를 가늠할 첫 단추가 되고 있어 정치권은 어느 때보다 높은 긴장감 속에 민심의 향배에도 촉각을 세우는 분위다. 예비 여당의 총사령탑인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번 설 연휴 동안 대구 고향집에 내려가 대부분의 시간을 총선에 대한 정국구상 속에 친지들과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또 현역의원 신분인 만큼 지역구를 돌아보는 일도 계획 중이다. 강 대표 측근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강 대표는 6일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평소 당을 챙긴다고 지역구 관리를 거의 못한 만큼 이번에 지역 어르신들에게 인사도 하고 설 민심도 살핀 후 8일 서울로 올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신정을 쇠는 박근혜 전 대표는 이번 설 연휴기간 동안 별다른 일정 없이 삼성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정국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읽고 있는 '다보스리포트-힘의 이동'등 평소 좋아하는 독서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5일 "정치권에서 인사를 받는다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을 것"이라며 "정해진 것은 없지만 연휴기간 동생 지만씨 부부와 조카 세현이 등 가족과 함께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통해 "고유 명절 설날을 맞아, 고향을 찾아 친지를 찾아 떠나시는 마음에 즐거움이 가득하시길 바란다"면서 "즐거운 만남으로 가족과 함께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이 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역시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총선을 앞둔 정국구상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혜연 대변인은 "이 총재가 신년하례회를 통해 인사를 나눴기 때문에 이번 연휴는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정국구상을 할 것"이라며 "가족들이 이 총재의 자택으로 모이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설 명절 인사를 통해 "2008년은 경제회생과 민생 안정에 역점을 두고 국민을 돌보겠다"면서 "올 한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다. 새해에는 새 시대가 열리는 만큼 자유선진당은 국민을 섬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족과 이웃이 함께하는 즐거운 설 명절이 되길 바란다"면서 "고향을 찾지 못하는 분들도 희망찬 새해가 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는 설 연휴 내내 전국 순회 민생탐방을 통해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10%대라는 최악의 지지율에 호남공천을 둘러싼 계파 간 갈등, 수도권 궤멸론까지 나오는 상황 속에 거듭난 선명야당으로 총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특히 갈등설이 나온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설 연휴 직전 회동을 통해 당화합에 합의하는 등 극적인 화해를 한 것도 손 대표의 부담을 덜어준 성과라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손 대표는 6일부터 10일까 설날을 제외한 나흘 동안 충남, 부산경남, 광주전남, 수도권 등 4개 권역을 차례로 돌며 현장 속에서 민생을 살피고 민심을 청취한다는 계획이다. 6일에는 서울역 귀향객 설 인사를 시작으로 천안중앙시장과 충남아산지역 일대 재래시장을 돌며 충청권 민생탐방에 나선다. 설 다음날인 8일에는 부산에서 민주공원 참배를 시작으로 부산항만, 다대활어매장, 복지시장을 잇따라 방문, 부산경남권 민심공략에 나선다. 9일에는 광주전남 생태 민생탐방을 갖고 이어서 10일에는 안산, 안양 등 수도권 남부 일대에서 산재환자와의 간담회 재래시장 방문, 실종어린이 가족 방문을 통해 민생탐방을 마무리 한다. 설 당일만은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친지들과 차례를 지내면서 비대위 대표 취임 한 달여 만의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대선패배이후 손학규 대표와의 갈등전선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정치재개에 나선 정 전 장관은 이번 명절에 고향인 전북 순창에 내려가 가족과 함께 선영을 방문하는 등 조용한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고 주위에선 손학규 대표와 함께 수도권 동반출마를 통해 바람을 일으켜달라는 주문을 받고 있는 만큼 설 연휴에 출마 지역구를 결정짓는 일도 그의 고민 중 하나가 될 예정이다. 현재 정치1번지인 종로와 거주지인 서대문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그의 측근은 이와 관련 "고향에서 지인들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내 쇄신파의 사퇴 요구 속에 신당과의 통합협상마저 난항을 겪고 있는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고향인 전남 고흥을 찾아 조용한 명절을 보내며 향후 진로와 관련된 정국구상에 나설 예정이다. 통합이 끝내 무산될 경우 당이 존패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고민의 폭이 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 대표는 고향에서 원로당직자들과 만나 의견을 물은 뒤 명절 당일에는 고흥군 두언면 금성마을에서 합동세배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비대위를 사퇴하고 탈당 문제등과 관련 장고에 들어간 민주노동당 심상정 전 대표는 연휴기간 출마준비중인 일산 덕양에서 가족과 함께 고민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당 일각에서는 탈당시 신당합류설과 무소속 출마설이 교차하고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