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른해지기 쉬운 봄철, 안전운행 통해 이겨내자
한국교통안전공단 정관목 연구교수
2019-03-08 김양훈 기자
[매일일보]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던 꽃샘추위도 어느 정도 잦아들고 상큼한 봄내음이 성큼 우리 앞으로 다가왔다. 만물이 소생한다는 3월은 개구리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과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이 들어있는 달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활짝 젖히면서 어딘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로 따사한 햇살이 손짓을 한다.미세먼지 때문에 아쉬움도 남지만 "봄철에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대부분 졸음운전에 기인한다. 눈을 감는 행위인 졸음운전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밤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는 반면에 낮의 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운전자의 활동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다른 계절에 비해 수면 부족으로 운전중 졸리게 되는 춘곤증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시기이다.시속 100km로 주행하는 자동차가 1초 동안에 약 28m의 거리를 달린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깜빡 조는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잘 알 수 있다. 특히 우리 신체중 가장 무거운 부위가 졸릴 때의 눈꺼풀이라는 말이 있는데, 졸음을 억지로 참으면서 운전하기보다는 안전한 곳에 차를 세워 놓은 뒤에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식사를 한 다음에 바로 운전하게 되면 식곤증과 춘곤증 현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운전은 계속되는 긴장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주의력 집중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피로가 쌓이게 된다. 피로를 그때그때 완화시켜 주지 않으면 운전자의 감각 능력과 운동 능력을 저하시키므로, 시각과 청각을 통해 얻어지는 주위의 정보에 대한 반응이 늦어지고 상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게 된다. 심지어 신호를 착각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고, 다른 차의 잘못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난폭 운전을 하게 된다.운전 피로가 나타나는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첫째, 운전하기 전의 생활 환경이다. 휴식이나 수면 상태에 따라 피로의 회복이 다를 수 있으며 전날의 피로가 남아서 운전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 운전 중의 차내 환경이다. 실내 온도, 습도, 소음, 진동, 운전석의 각도, 동승자와의 인간관계로 인한 긴장 유무에 따라 피로의 강도가 달라지며 때로는 크게 증가하게 된다.셋째로 실외 환경이다. 운전 피로는 시간대에 따라, 그리고 기상 조건과 계절에 따라 느끼는 정도가 다르고 도로의 선형, 구배, 도로의 구분 등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난다. 또한 교통 정체의 유무, 교통안전 시설의 적재적소 설치 여부에 따라 느끼는 피로가 상이하다. 그 외에 운전자 자신의 개인적인 상황을 고려할 수 있다. 신체적․생리적 조건, 심리 상태, 운전 경험, 도로의 숙련 여부, 질병 유무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피로를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로하지 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장거리 운전을 할 때에는 2시간 간격으로 차를 정지시킨 후에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 때 가벼운 체조를 하여 몸을 풀고 자동차의 이상 유무에 대한 점검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동승자가 있다면 대화를 나눈다거나 경쾌한 음악을 듣는 것도 도움이된다. 껌을 씹거나 창문을 열어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흡입하는 것사업용 자동차는 졸음운전과 과로 예방을 위해 4시간 운행시 30분이상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있다. 자동차에 따라 전방추돌 경고장치와 차선이탈 경고장치를 장착하도록 하고 있다.기온이 올라가면 생리적인 변화로 운전 중에 졸게 되고, 춘곤증은 식사 후 찾아오는 식곤증과 더불어 봄철에 조심해야 할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핸들을 잡고 있으면서도 졸기 쉬운 때임을 잊어서는 않된다. 영원한 졸음이라고 할 수 있는 죽음에 이르지 않도록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됨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