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건물도 '화장'하네! 현란한 래핑의 세계로~
2009-02-07 김훈기 기자
【제휴사=뉴시스】최근 항공기나 대형 건물, 지하철, 버스 외부에 이른바 ‘화장’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흔히 ‘래핑’이라 불리는 것으로, 몸체에 사람 모습이나 캐릭터, 광고 등을 통째로 도배하는 것을 말한다. 래핑은 특수 필름과 페인트를 이용한 고난이도의 ‘도배기술’이다. 이를 보는 시민들에게는 신선함과 친근감을 주는 색다른 재미로 인식되고 있다. 또 대형 그림이 통째로 도배되는 만큼 이슈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포츠, 여행지, 만화 캐릭터, 영화, 세계 문화유산 홍보 등 래핑의 재료가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 소비자 시선 사로잡는 마케팅 효과 = 이처럼 래핑의 대상과 재료가 다양해지는 것은 기업에서 새로운 제품을 내놨을 경우 가장 효과적으로 이를 알릴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래핑 장소도 버스, 지하철 차체나 역, 건물까지 광범위해 졌다. 특히 빌딩 외벽과 항공기 래핑은 강한 인상을 전한다. 창조성을 살린 규모감 있는 이미지로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 바람의 저항을 견디는 특수 재료 사용 = 외벽에 특정한 이미지를 넣는 데는 특수 필름을 붙이는 것과 페인트로 직접 그려 넣는 2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의 방식을 쓸 경우 4~5일 가량이 걸리지만 둘 다 사용하게 되는 경우는 최장 9일이 걸린다. 비용도 2배가 들게 된다. 건물 외벽도 마찬가지지만, 항공기는 바람의 저항을 견디는 특수재로가 사용된다. 벗겨지면, 래핑 자체가 흉물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특수 필름을 한 번에 붙일 수가 없기 때문에 이미지를 붙일 곳을 정확히 실측한 후 이를 토대로 도면을 그린다. 그 후 똑같은 비례를 적용해 20분의1로 축소한 모형항공기에 연습을 한다. 이런 작업을 통해 실제 작업 결과를 미리 예측해 수정·보완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도면이 확정되면 타일링 작업을 벌인다. 타일링이란 화장실 바닥의 타일을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커다란 이미지를 바둑판처럼 일정한 크기로 분할하는 것이다. 분할된 이미지는 대상물에 부착할 수 있게 스카치 프린터 전용 원단으로 출력한다. 비행기를 예로 들자면, 출력된 이미지를 붙일 때는 꼬리 쪽에서 머리 쪽으로,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붙여 나간다. 오른쪽 원단이 왼쪽 원단위에 올라가게 해야 한다. 이유는 비행할 때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고 떨어져 나갈 확률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미지를 모두 붙인 후에는 문이 열리는 곳이나 짐칸, 비상구 등 항공기 운항에 중요한 부분은 이미지를 잘라내 걸리적거리지 않도록 정리해 준다. 이러한 특수 필름 작업은 2007년 가수 '비'의 월드투어나 2002년 한일 월드컵 ‘슛돌이’ 래핑 때 대한항공이 사용한 기술이다. 항공기 전용 페인트 작업은 동체에 직접 그려 넣는 것이다. 페인트 작업은 전용 페인팅 시설에서 엄격한 통제 아래 이뤄진다. 페인트로 작업한 대표적 사례는 2001년 제주 관광 홍보를 위해 대한항공이 국내 최초로 래핑했던 ‘하르비’다. 한라산과 하르방, 귤, 유채꽃 등을 동체에 일일이 손으로 그려 넣어 제주의 문화와 특징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아 대한민국 광고대상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래핑 하는 곳은 어디? = 항공기의 경우 래핑 작업은 항공사 자체 공장에서 이뤄진다. 항공기 동체 페인팅 작업은 환경문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가능한 첨단 설비에서 최신 공법을 통해 엄격한 통제 아래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부산의 대한항공 항공기 페인팅 공장은 580억 원을 투자해 지난 1998년 9월 완공한 국내 유일의 시설이다. 김훈기기자 bo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