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면 F학점 면제"… 돈 걷은 제주 모대학 교수 논란
2012-12-24 온라인뉴스팀
23일 제주특별자치도청 민원사이트에는 "OO 대학 OOO학과 이대로는 안됩니다."라는 제목으로 대학 교수의 비리를 제보하는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비리를 제보한 학생은 다름 아닌 해당 교수의 제자, 이 학생은 "저는 이 대학을 졸업하기 때문에 아무 상관 없지만 후배들을 생각하니 너무 불쌍하고 막막해 이 글을 올린다"며 제보 사유를 밝혔다.
A학생에 따르면 B교수는 기말고사 점수를 모의고사로 대체한다는 방침에 따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모의고사를 실시했고 모의고사를 2번 빠져 기말고사 점수가 0점 처리 되는 학생들을 상대로 1학점당 3만원씩, 총 6만원을 받고 F학점을 면제해줬다는 주장이다.
A학생은 "교수님이 저희를 상대로 두 시간 안에 꼭 현금으로 내야 한다고 협박하셨다"며 "F학점을 받으면 졸업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니며 돈을 준비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A학생은 "물론 그 돈은 학과운영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지만 정말로 학과로 돌아갈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A학생은 돈 받은 것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B교수가 반강제적으로 각서까지 쓰게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A학생은 "돈 받은 것을 합리화시키려고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각서까지 쓰게 했다"라며 "3년간 협박만 받아 완전히 세뇌돼 솔직히 그 상황에서 각서 안 쓸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A학생은 "수강 시간표를 멋대로 바꾸고 번번히 휴강하는가 하면 3학년 초에는 60만원이 넘는 돈을 모아 졸업여행을 가자고 강요했다"며 교수의 비리를 낱낱이 고발했다.
그러나 B교수는 학생들이 F학점으로 인해 졸업 및 국가고시를 치르지 못할 상황을 우려한 조치였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B교수는 "기말고사를 대신해 모의고사로 점수를 대체하겠다고 학생들에게 동의를 얻었다"며 "하지만 모의고사를 치르지 않는 몇몇 학생이 있어 F학점이 나오지 않도록 취한 방책이었다"고 설명했다.
B교수는 "물론 학점을 놓고 돈을 받은 것은 결과만 놓고 보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학생들을 졸업시키고 국가고시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B교수는 "방법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동기는 나쁜 뜻이 아니었다"며 "받은 돈 지난 21일 모두 해당 학생들에게 돌려 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A학생이 증거자료를 통해 교육과학기술부에 민원신청하겠다고 밝혀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