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찾은 한나라당 ‘공천 장사(?)’ 하나?

1인당 수백만원씩…40억원 안팎 ‘짭짤한’ 수익 올릴 듯

2008-02-07     최봉석 기자

[매일일보닷컴] 한나라당이 ‘4.9 총선’과 관련, 공천신청을 받으면서 심사료.특별당비 등 이른바 ‘전형료’ 성격으로 신청자 1인당 수백만원 씩 받은 것으로 알려져 공천 신청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7일 한나라당에 따르면 공천 신청자들은 ‘신청 자격’을 받기 위해서 서류접수(총 21가지)와 함께 우선 심사료 명목으로 80만원을 ‘일시불’로 내고, 최소 6개월간 매달 30만원씩 ‘특별당비’를 냈다는 당비납부 확인서도 같이 제출했다.현역 국회의원의 경우 특별당비 명목으로 매달 30만원씩 납부했던 까닭에 공천 신청시 이 돈을 낼 필요가 없지만, ‘당원이 아니었던’ 정치 신인들은 특별당비를 내지 않았던 까닭에 한나라당에 출마한다는 이유로 6개월 치, 즉 180만원을 한꺼번에 납부했다.문제는 돈을 안 낼 경우 접수를 받지 않아 공천신청자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점과, 우여곡절 끝에 돈을 마련, 서류를 제출해도 심사에서 ‘탈락’될 시 납부한 금액은 환불되지 않고 고스란히 한나라당의 ‘수익’으로 돌아간다는 점 때문에 일부 공천신청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특히 지난 6일 총선 공천 신청을 마감한 결과 총 1천171명이 접수한 것으로 알려져 한나라당은 이번 공천신청을 받으면서 30억 원 안팎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지난 17대 총선과 달리, 한나라당에 1천 명 이상이 지원하게 된 것은 10년 만의 정권 탈환에 성공해 차기 여당의 지위를 확보한데다, 정당 지지율 또한 50% 안팎을 기록하면서 ‘한나라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고 있기 때문으로, 한나라당은 공천신청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게 된 셈이다.

한나라당은 웃고 있지만 일부 공천신청자들의 불만은 반대로 증폭되고 있다. 한 공천신청자는 “심사료 명목으로 80만원, 특별방비 180만원을 한꺼번에 내니 무려 260만원이 들었다”면서 “공천 신청에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지난 5일 접수 창구가 마련된 여의도 당사에선 일부 신청자들의 경우 특별당비를 내지 않아 접수가 반려되자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서류심사와 여론조사, 인건비 등에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위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마감일까지 서류를 미처 제출하지 못한 접수자에 대해서는 설 연휴가 지난 오는 11일 추가로 접수받을 계획이어서, ‘공천 수익’은 40억 원 안팎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천경쟁률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당 입장에선 수입 또한 이와 비례해 늘어나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면서 무조건 승리라는 인식 때문에 공천 신청자가 몰려들었고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그냥 앉아서 챙기는 수입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공천절차가 투명해지고 있지만 공천장사라는 말이 결코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