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기일회, 당신과 나의 첫인상을 좀 더 소중히

2019-03-10     안주환 아웃컴즈 AE

언론, 홍보 관련 직종에 어느덧 5년을 조금 넘게 종사하고 있다. 비단 업무뿐만 아니라 반복되는 삶 속에서 가장 많이 겪는 일은 활자로 만들어진 글들,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글이라는 것이 사람이 쓰고, 사람이 읽다 보니 모든 것이 천차만별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신제품 출시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전달하며 가끔은 이렇게 쓸 것을, 이렇게 메세지를 전달할 것을 후회하곤 한다. 만남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다 보니 만나고 돌아서고 다시 일상을 보내는 와중에서 때때로 드는 후회에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만난다. 대부분 쉬이 잊혀지지만 가끔은 소중한 보물 같은 기억으로, 혹은 지독한 흉터처럼 남는 기억으로 오래도록 되새기는 것들도 있다. 또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만남을 갖게 된다. 가족을, 스승을, 선후배와 직장동료에서 때로는 그저 옷깃을 스치는 인연 아닌 인연까지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진다.

많은 후회를 겪으며,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일기일회(一期一會)라는 말을 격언으로 삼아보려 한다. 매 번의 만남과 매 순간의 헤어짐이 모두 같지 않기에 단 한 번뿐인 소중한 기회로 여기는 것이다.

아직 많은 삶을 겪어오지 않았고 그다지 풍파도 없었지만 조금씩이나마 만남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특히 일기일회란 격언의 뜻을 되새기며 가장 중요한 화두로 여겨지는 것이 바로 ‘첫인상’이다.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건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하지만 막상 알고 있는 것을 모든 만남에서 적용하기엔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심리학에서는 보통 첫인상이 한 번 부정적으로 각인되면 그것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서 평균 60회 이상의 추가 접촉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믿을 수 있는 사람, 신뢰감이 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처음이 아니면 더 고되고 부단한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을 만나다 보면, 호감은 가지만 모자라 보이거나 호감은 덜 하지만 영민한 사람으로 판단될 때가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우리는 만난 사람들의 차이점을 찾아내곤 한다. 어떻게 보면 사람은 그러한 편견의 동물일지도 모르겠다. 즉각적인 판단으로 단 한 번 본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던지기도 하고, 1분 안에 면접자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빠른 판단이 나쁘다는 것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 빠른 판단들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선, 서로의 첫인상을 조금 더 소중히 여길 필요는 있다. 좀 더 많은 정보와 더 많은 배려심을 가지고 서로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누구를 만나든 다음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마지막이란 마음가짐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단 한 번의 만남이고, 그것도 짧은 순간에 불과하지만 만날 때마다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누군가와의 만남 속에서 다음번에는 잘될 거야, 다음엔 더 잘해야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제는 모든 인연은 단 한 번의 만남이라는 일기일회의 마음을 담아보았으면 한다. 단 한 번의 인연처럼 소중하게 생각하고 정성을 다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