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간지, 망자(亡者) '총선 명단'에 올리는 해프닝

약속이나 한 것처럼 글씨하나 틀리지 않고 같은 내용으로 보도...취재 안하나?

2008-02-10     매일일보
【사천=뉴시스】4월9일 제18대 총선을 앞두고 국내 언론사들의 총선관련 보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미 사망하고 없는 사람까지 총선에 출마할 것처럼 보도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이는 일부 언론에서 이번 총선 출마를 위해 뛰는 사람들을 취재 보도하면서 사망한 망자(亡者)를 총선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명단에 넣어 지면에 실었기 때문. 지난 1월초 유력 중앙일간지 J일보와 D일보를 비롯해 경남지역 모 일간신문에서 '총선을 위해 뛰는 사람들' 란에 사천시 이모씨(62.무.전 자민련지구당위원장)가 총선을 위해 물밑작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그런데다 지난 4일 또다시 D일보는 A11면에 '4.9 총선을 뛴다' 라는 지면을 통해 이씨를 명단에 올려 보도했고 이어 5일에는 H신문 28면 '총선향해 뛰는 사람들' 란에, S신문은 '4.9 총선 출마예상자' 를 12면에 보도하면서 이씨의 명단을 실었다. J일보, D일보, H신문, S신문 등 4개사에서 약속이나 한 것처럼 죽은 사람을 명단에 올리면서 나이와 직업 등 글씨하나 틀리지 않고 같은 내용으로 보도했으며 지역 신문에서조차 이를 확인도 하지 않고 이씨를 총선 출마예정자로 보도한 것. 그러나 이씨는 지난 2006년 여름,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설명절을 맞아 사천지역을 찾은 향우들과 12만 시민들은 "오는 4.9 총선은 저승간 망자(亡者)도 출마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확인도 하지 않고 예전에 취재한 내용을 그대로 보도하는 것은 독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사천지역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이런 사례가 없는지 각 언론사들은 꼼꼼히 살펴서 보도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오식기자 ko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