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잿더미로 변한 국보1호 보며 '분노'
출근길 누리꾼 숭례문 화재 격렬 성토…문화재청 홈피 폐쇄
2008-02-11 매일일보
[매일일보닷컴] 11일 긴 설 연휴를 마치고 월요일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하루밤새 잿더미로 변해버린 숭례문을 바라보며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시민들은 한동안 망연자실 바라보더니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환경미화원 최권철씨(53)는 "남대문 일대에서 일한지 6개월 정도 됐는데 하루아침에 우리나라의 상징적인 문화재를 잃은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과거에도 방화 등으로 문화재가 불탔는데 여전히 제대로 된 대책은 없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전날 밤을 꼬박 새며 TV로 화재상황을 지켜봤다는 주부 박옥순씨(59)는 "TV로 보고 너무 기가 막혀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 아침 일찍 와 봤다"며 "일반 가정집도 아닌 국보 1호가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다니 세상에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어이없어 했다. 박씨는 또 "처음에 진화작업만 꼼꼼히 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며 "관계당국의 늑장 대응으로 온 국민의 가슴에 상처만 남게 됐다"고 비난했다.건물 소방시설관련 업무를 담당한다는 김성남씨(37)는 "초기 진압에 너무 소극적이어서 화재를 키웠다"며 "초기 진압만 잘 됐어도 전소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관계당국의 미숙한 초기 대응을 안타까워했다.숭례문 근처에서 토스트 장사를 하는 김정자씨(49.여)는 "새벽에 시꺼멓게 타버린 숭례문을 보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며 "문화재청이나 소방당국이나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었던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조그만 빌딩도 밤낮으로 누군가 지키고 있는데 하물며 나라 제일의 문화재를 이렇게 방치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공무원들이 하는 일이 무엇이냐 잘못한 사람들은 문책해야 한다"고 성토했다.원어민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는 미국인 앤드류 미라비토씨(31)는 "한국인 친구를 통해 불이 난 소식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 한국의 전통 건축물을 사랑하는데 슬프다"면서 "국보 1호로 지정할 만큼 소중한 문화재라면 감시를 철저히 하고 사고에 대비해야 하는데 그 점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누리꾼 숭례문 화재 격렬 성토…문화재청 홈피 폐쇄
국보 1호 숭례문 화재에 대한 적절치 못한 대응을 놓고 문화재청과 소방방재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국민들의 거센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문화재청 홈페이지는 다운됐다.
시민단체 "숭례문 전소는 인재"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는 11일 논평을 통해 "숭례문 전소는 인재가 빚어낸 사고"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