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사진으로 본 10대 사건
2011년 한 해 동안 일어났던 뉴스 중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았던 10대 사건을 꼽아봤다.
◆ 김정일 사망
핵실험,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연평도 사건 등 우리 사회를 충격 속에 빠트렸던 김정일 위원장은 조문을 놓고 펼쳐진 남남갈등과 대북 정보력 논란, 그리고 주식 시장의 루머 등 사망 이후에도 혼란을 야기했다.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최루탄 국회’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이 협정문에 공식 서명한 지 4년4개월 만에 국회를 통과한 비준안은 처리과정에서 민주당 등 야당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고, 급기야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트리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후 국회는 야당의 일정 거부로 파행 사태를 맞기도 했으며 시민들은 한·미 FTA 무효를 주장하며 최근까지 무기한 항의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2011년 정치·사회를 요동치게 한 사건 중 하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복지 포퓰리즘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제안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그가 시장직을 사퇴(8월26일)하기까지 근 8개월 동안 정치권의 가장 큰 화두로 자리 잡았다.
주민투표를 사흘 앞둔 8월21일, 오 전 시장이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어 책임을 다하겠다”며 무릎 꿇어 호소했지만 튜표율 미달로 뜻을 이루지 못해 사퇴했다.
이에 따라 10월26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이 당선됐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선관위 디도스 공격 배후에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한나라당은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
◆ 부산저축은행 사태
지난 2월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시작된 저축은행 사태는 은행의 비리, 금융당국의 부실감독, 정관계 인사들의 연루의혹 등 걷잡을 수 없는 ‘권력형 비리’로 확산됐다.
고객들이 맡긴 9조원대 예금을 마음대로 주무르며 제 잇속만 차린 부산저축은행그룹 경영진과 그들의 비리를 감시했어야 할 감사들이 줄줄이 재판에 넘어가면서 국민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지난 7월 실시된 국정조사는 국회의원들의 ‘네 탓 공방’에 휩싸인 가운데 사태의 핵심인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해 진실 규명을 하지 못한 채 종결됐다.
◆ ‘나꼼수’ 열풍과 정봉주 전 의원 구속
‘나는 꼼수다’(약칭 나꼼수)가 기성 언론 전체의 영향력을 압도하고 이슈를 주도한 한 해였다.
‘국내 유일 가카(이명박 대통령) 헌정 방송’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달고 있는 인터넷 팟캐스트 비정기라디오방송 ‘나꼼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듣는 시사뉴스 분야 라디오 방송으로 급성장했고 유사 방송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나꼼수’ 현상에 대한 여러 방면에서의 논의가 봇물처럼 쏟아졌고, 결국 이명박정부 하에서 기존 언론들이 자기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기존 언론의 분위기가 크게 변한 것은 없어 보인다.
‘나꼼수’를 만드는 사람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정봉주 17대 국회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용민 PD 등 4인으로, 이중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12월22일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고 26일 구속 수감됐다.
2007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BBK 주가조작사건 연루의혹을 제기한 정 전 의원은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특정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위반)이다.
트위터 등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정 전 의원의 구속과 관련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려 한다”는 비판의 글들이 쇄도하면서, BBK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 반값등록금
무상급식과 함께 우리 사회에 ‘보편적 복지’라는 화두를 몰고 온 ‘반값 등록금’ 이슈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내건 공약이다.
5월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학생 수백명이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기습 시위를 벌이면서 촉발됐다.
한때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양극화 심화와 교육비 부담 증가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극에 달하자 한나라당조차 복지 확대 기조로 돌아서게 만들었다.
◆ 일본 대지진
3월11일 일본 도쿄 북동쪽 373km 지점에서 사상 최악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대지진의 영향으로 최고 높이 38.9m나 되는 쓰나미가 덮치고 여진이 잇따르는 가운데 폭발한 후쿠시마 원전은 전 세계를 ‘방사능’ 공포로 몰아넣었다.
특히 사태 수습과정에서 나타난 일본 정부와 공무원들의 무능이 원전 위험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통제 불능의 재난으로 행방 불명자를 포함해 약 1만9400여명이 희생당했으며, 33만2700여명의 이재민이 아직도 대피소와 임대주택 등에서 머물고 있다.
◆ 삼호주얼리호 피랍과 ‘아덴만 여명작전’
정부는 해적에게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나는 악순환을 끊기위 해 청해부대를 피랍 해역을 보내 ‘아덴만 여명작전’이란 암호명의 구출작전을 펼쳤으며, 이 과정에서 소말리아 해적 5명이 생포됐다.
이후 아시아권 최초로 해적을 상대로 국민참여형 재판을 진행했으며, 석해균 선장에게 총을 난사, 살해를 시도한 소말리아 해적 마호메드 아라이는 해상강도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 강호동 탈세
강호동의 소득 신고 내역에 따른 세금이 과소 납부되었다는 혐의를 포착한 국세청이 5개월간의 세무조사 결과 수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SBS ‘강심장’과 ‘스타킹’,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등 지상파 방송 3사 주요 예능 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있었던 강호동의 잠정 은퇴 소식은 방송계에 파장을 몰고 왔다.
검찰은 강호동의 탈세 혐의에 대해 국세청 고발이 없어 각하를 결정했지만 아직 강호동의 복귀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 ‘김진숙’ 희망버스
타결을 앞둔 이날 오후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위에서 309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농성을 풀고 내려오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지난 1월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1월 86m 높이의 크레인에 오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고공 투쟁은 많은 시민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희망버스’라는 새로운 시위문화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