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조준희 기업은행장 신년사

2012-01-02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조준희 기업은행장 신년사 전문.

사랑하는 IBK 기은가족 여러분. 대망의 2012년. 임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도 임직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본분에 최선을 다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한결같은 사랑과 애정으로 IBK기업은행을 아껴주시고 성원해주신 고객님을 비롯한 정부와 국회, 그리고 주주님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임직원 여러분.

역사는 꿈이 있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들었고, 꿈을 향해 전진하는 사람들에 의해 발전해 왔습니다. 꿈은 모든 에너지의 원천이고 역경과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저는 취임하면서 우리 IBK를 '대한민국 최고의 은행' 나아가 '세계초일류은행'으로 만드는 꿈을 꿨습니다. 또한 '신명나고 즐거운 IBK', '열린 IBK'로 만들겠다는 꿈도 함께 꿨습니다.

어느덧 일년이 지나 새로운 한해를 맞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우리의 꿈을 향해가는 여정(旅程)이었습니다. 진통도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오랜 관행을 바꾸고 폐습을 뿌리 뽑는 일이 혁명보다 어려움을 실감했습니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가던 방향대로 가고, 하던 대로 하려고 하는 관성의 족쇄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변화의 길을 택했습니다. 지난 일년간 걸어온 길은 생각의 프레임을 바꾸고 일하는 패러다임을 혁신하는 것이었습니다. 곁가지를 치고 서까래를 바꾸는 것이 아닌, 주춧돌을 다시 놓고 대들보를 새롭게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좋은 일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뼈를 깎는 노력과 진통, 그리고 끊임없는 고민과 충분한 시간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IBK도 모든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 덕분으로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우선 우리의 핵심분야인 중소기업금융 시장에서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리딩뱅크로서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는 한편 IBK 금융그룹 온 가족이 참여하는 품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BK 상조예·적금'등 신상품을 출시해 장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엇보다 캠페인, 프로모션 없이 자율적인 영업을 통해 달성한 '개인고객 1000만 명 돌파'는 아무리 칭찬하고 격려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IBK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위대한 성과였습니다.

또한 15년만의 고졸 신입행원 채용, IBK 충주연수원 개원, 고급내부등급법 은행권 최초 획득, 2년 연속 청렴도 우수기관 선정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임직원 모두가 많은 고생을 하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우리 IBK의 위대한 DNA와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행복한 일년이었습니다. 여러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한없이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IBK 임직원 여러분.

2012년 한해는 정치경제적으로 전례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 변화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철저하게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축기견초(築基堅礎, Back to the Basics) 즉 은행업의 본질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우리의 사업 전반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며 위험요소를 계속 파악해 나가야합니다.

몽골은 서구문명을 반석위에 올려놓은 로마제국보다 훨씬 더 넓은 땅을 정복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지배했습니다. 하지만 제국에 이르는데 걸린 시간은 로마의 400년보다 훨씬 짧은 25년에 불과했습니다.

그 원동력은 바로 '실용주의'였습니다. 우리도 늘 현장과 소통하고 업무 프로세스와 상품 전반을 살펴
내실있게, 실용적으로 업무를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단기적인 시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무를 기획·추진하고, 한번 시작한 일은 지속적으로 피드백(Feedback)해 나가야 되겠습니다. 그리고 경제가 어려워지는 만큼 건전성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건전성이 무너지면 은행의 존립기반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반세기에 걸쳐 축적된 우리의 리스크관리 노하우와 철저한 현장경영을 통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야겠습니다.

또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아시아, 특히 동북아시아에서 모멘텀을 찾아야 합니다.

고객기반도 계속 넓혀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100년 은행의 기초를 다지는 일이고 은행을 반석위에 올려놓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저출산 고령화·소비 트렌드 변화 등을 면밀히 관찰해, 고객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 신상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우리의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예금 없이 대출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마음깊이 새깁시다. 상품개발과 신규고객 유치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예수금 증대로 이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단 하나라도 더 많은 중소기업에게 단 한 푼이라도 더 싼 이자로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늘려 국가경제에 보탬이 되고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은행이 돼야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미래의 은행산업은 평판리스크 증대, M&A, 그리고 이종산업과의 컨버전스 가속화 등으로 어떤 산업보다 위기와 불확실성에 크게 노출됐습니다. 그럴수록 전산부문의 보안수준을 더욱 높여 나가고, 금융소비자 보호 및 정도경영도 더욱 철저히 펼쳐 나가야 합니다.

바야흐로 신뢰와 평판이 조직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됐습니다.

'예고 없는 사고는 없다'고 했습니다. 경고성 징후를 면밀히 파악해 사고의 사전예방에 역량을 집중해야겠습니다. 이와 함께 임직원 여러분은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춰야 합니다.

한발 앞서 변화를 예측하고, 한발 앞서 고객의 마음을 읽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2012년에는 우리 IBK를 고객으로부터 진정으로 사랑받는 '참! 좋은 은행'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사랑받는 은행은 단순히 이익을 많이 내는 은행이 아닙니다. 고객과 직원은 물론 사회구성원 전체의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은행입니다. 고객의 슬픔과 기쁨을 함께 공감하고 고객의 어려움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은행입니다.

사회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그늘진 곳에 늘 따뜻한 관심을 가지는 은행입니다. 아울러 2012년에는 우리 IBK가 정말 '행복한 은행'이 돼야겠습니다.

먼저 우리 IBK 모든 임직원들이 눈만 뜨면 출근하고 싶고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IBK가 돼야겠습니다.

오늘날은 고객을 행복하게 하고 직원들이 행복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원동력은 바로 행복한 직원에게서 나옵니다. 따라서 여러분의 삶의 질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근무시간 정상화를 더욱 강력하고 확실하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최고의 보육시설이 되리라 자부하는 '참! 좋은 어린이집' 건립도 차질 없이 추진해 직원들의 육아고민도 선도적으로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이렇게 IBK를 '사랑받는 은행', '행복한 은행'으로 만들고, 이를 토대로 2012년은 우리 기업은행이 모든 국민들로부터 진정으로 존경받고 신뢰받는 '위대한 은행'으로 가는 원년(元年)이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지난 30년간 세계경제를 움직였던 지금까지의 자본주의는 사라져가고, 새로운 물결의 자본주의 즉, 배려와 나눔의 따뜻한 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대변화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큰 변화는 위기가 되기도 하지만, 준비된 기업에게는 기회가 됩니다. 그리고 기회는 남들이 어렵다고 외면하는 곳에서 나옵니다.

우리 기업은행도 IMF외환위기·카드사태·글로벌 금융위기 등 늘 어려울 때, 그리고 남들이 위기라고 외면할 때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고 고객님의 더 큰 신뢰를 얻었습니다.

우리가 이 거대한 변화와 어려움의 시기에 당당히 맞서 대처해 나간다면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 대한민국 일등을 넘어 세계 초일류은행의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일등의 모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어 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해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왔습니다.

먼저 영업의 핵심경쟁력인 대출금리를 대폭 낮추었습니다. 경영평가제도에서도 영업점 유형을 더욱 세분화해 다양한 점주여건과 현실을 최대한 반영했습니다.

그리고, 고객기반을 넓히는데 가장 큰 장애가 됐던 '기업만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이미지도, 대대적인 홍보와 전방위적인 노력을 통해 근본적으로 개선해 국민 모두가 거래하는 새로운 IBK 이미지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타행보다 높았던 금리와 기업만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인식 등 그동안 우리의 영업을 가로막았던 장애물은 이제 더 이상 걸림돌이 아니라 오히려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이젠 우리 IBK기업은행의 찬란한 미래와 꿈을 향해 거침없이 항해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열정과 팀웍, 희생과 책임, 끈기로 상징되는 위대한 IBK DNA를 일만 일천여 임직원 모두가 유감없이 발휘하여 함께 전진해 나간다면 우리는 어떠한 풍랑과 험난한 파도도 거뜬히 넘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어느 학자는 '미래를 예견하는 최상의 길은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를 위해 닦아놓은 길은 없습니다. 이제 우리 스스로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IBK 기은가족 여러분.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모래사막에서, 낙타는 위기를 맞으면, 오히려 얼굴을 해 쪽으로 향한다고 합니다. 햇빛을 피하려 얼굴을 돌리면 몸통의 넓은 부위가 뜨거워지지만, 정면으로 해를 마주보면 몸통부위에는 그늘이 만들어져서 어려움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2012년 새해 임진년은 우리 IBK가 새로운 반세기를 시작하는 역사적인 출발점입니다.

사방이 모래사막처럼 힘들고 햇빛은 더 뜨겁게 내리쬐는 어렵고 힘든 한 해가 되겠지만, 우리 모두 열정과 노력을 집중해 사막의 낙타처럼 어려움과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 도전합시다.

그러면 반드시 새로운 길이 열리고, 우리 모두가 꿈꾸는 대한민국 최고의 은행으로 성큼 다가갈 것입니다.

향후 2~3년이 우리 IBK에겐 참으로 중요한 시기입니다. 먼 훗날 우리가 IBK에서 2012년을 함께 했음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우리 다 함께 뜻을 모으고, 지혜를 모으고, 힘을 모아 용(龍)처럼 힘차게 비상하는 희망의 한 해를 만들어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