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신년사
친애하는 우리금융그룹 임직원 여러분.
쉼 없이 달려온 2011년 신묘년을 뒤로 하고 2012년 임진년의 아침햇살을 맞으며 또다시 새로운 출발점에 섰습니다. 지난 한 해동안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애써주신 그룹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심심한 감사와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은 새로운 포부와 다짐으로 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 지난해를 뒤돌아보고, 2012년 올 한 해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2011년은 우리금융그룹 역사상 최고의 성과를 거둔, 매우 뜻 깊은 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질적 성장을 통한 리딩금융그룹 구현'이라는 목표를 향해 그룹의 전 임직원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 밖으로는 '더 뱅커사(The Banker誌)'에서 대한민국 1등 금융그룹으로 선정되면서 출범 11년만에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했으며, 안으로는 유럽 재정위기를 비롯한 대내외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남다른 역량과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으며,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 결코 이루지 못할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성과는 지난 한 해동안 임직원 한 분 한 분의 열정과 노력이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결실이라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임직원 여러분.
금년도 경영환경은 유로존의 재정위기와 금융위기라는 유사 이래 최초의 쌍둥이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실물경제도 침체기조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힘든 상황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유럽 등 선진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도 적신호가 켜졌고, 가계부채 문제와 물가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기업의 투자심리와 개인의 소비심리도 급격하게 위축된 상황입니다.
또한 북한의 김정일 사망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경제의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국내 금융그룹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미 경쟁사들은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고 M&A를 통한 외연 확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는 등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해 국내 금융산업이 기존의 빅(Big) 3체제에서 4체제로 재편될 경우 금융그룹간 순위 다툼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우리금융그룹 임직원 여러분.
저는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그 동안 우리가 거둔 자랑스러운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한층 더 결연한 의지와 각오를 가지고 추진해야 할 실천과제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수익성 강화 노력입니다.
수익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노력은 단 한순간 멈출 수도, 쉬어갈 수도 없는 절대과제라 하겠습니다. 금융업은 제조업과 달리 대부분의 수익이 고정화된 자산에서 발생함에 따라 획기적인 방법으로 단기간내 수익성을 높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 보면 이미 축적된 400조원의 자산에 대해 마진을 0.1%포인트만 높여도 4000억원의 수익이 증대된다는 점에서 수익성 개선의 여지가 오히려 높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운용금리 측면에서는 개별 자산의 건전성과 신용도에 따라 리스크가 반영된 적정금리를 부과하는 한편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해 저비용성 핵심예금을 확충하는 데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경쟁그룹에 비해 열위에 있는 펀드와 방카슈랑스, 외환 등 비이자부문의 획기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서도 보다 치밀한 전략을 수립·시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계열사 단위를 넘어 그룹 차원의 원스톱(One-stop) 금융솔루션 제공을 통해 그룹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현재 추진중인 매트릭스 체제를 조기에 도입·정착시켜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3년차에 접어든 '원두(OneDo) 혁신운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그룹의 체질을 하루빨리 '저비용·고효율' 조직으로 정착시키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둘째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자산 클린화를 완료해야 하겠습니다.
막강한 영업력을 기반으로 순영업수익 규모가 업계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년전 무리한 외형확대 전략에 따른 부작용으로 PF 부실과 파생상품 투자손실 등 천문학적 규모의 대손비용이 발생하면서 전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어 우리의 수익구조에 근본적인 개선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특히 올해에는 은행 대출의 주 수요처인 중소기업과 가계부문의 신용위험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다, 내수 부진과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건설·부동산 등 취약부문과 한계 차주들의 신용위험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산클린화를 이뤄내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이기도 하지만 자산 건전성의 확보 없이는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그 어떤 목표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반드시 금년내에 자산 클린화를 완료해야 할 것입니다.
기존의 부실자산을 정리하는 노력과 함께 경기 둔화와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야기될 수 있는 잠재적 부실요인에 대해서도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강화함으로써 자산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부정적 평가를 종식시키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입니다.
셋째 성장기조를 이어나가야 하겠습니다.
금년중 불안한 대외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우리는 적정수준의 자산성장 기조를 유지해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총자산 규모가 금융그룹간 경쟁력을 나타내는 절대지표는 아니지만, 총자산 400조원 시대를 목전에 두고 금융업계의 판도가 기존의 3강체제에서 백중지세의 4강체제로 굳혀질 경우 우리의 국내 1위 지위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경쟁환경의 변화 속에서 리딩금융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성장 전략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국내경기 또한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예대율 규제 등 각종 규제가 더욱 강화될 예정으로 있어 대출자산 확대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자산성장은 반드시 우량자산 위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건전성에 기반한 안정적인 성장을 달성해나가야 하겠습니다.
넷째 경쟁그룹에 비해 열위에 있는 비은행부문의 획기적 성장을 추진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은행과 증권·보험·자산운용·캐피탈·저축은행 등 다양한 사업부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은행과 증권을 제외한 여타 부문의 시장지위는 중하위권으로 경쟁그룹 대비 열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비은행 부문의 확충 및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증권과 자산운용 부문에서는 최근 정부가 추진중에 있는 자본시장 활성화 및 대형 IB 육성 정책에 발맞추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신용카드와 보험·캐피탈 부문에서도 고착화된 시장의 경쟁구도를 타개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카드부문의 경우 전통적인 은행 비즈니스와는 본질적으로 업의 속성이 다르기 때문에 현재 추진중인 법인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카드사업 자체의 경쟁력과 시장지위 강화는 물론 그룹의 비은행 사업비중 증대와 수익성 제고에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글로벌 위기상황에 철저히 대응하되 다른 한편으로는 해외진출 확대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할 때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예기치 못한 외화유동성 위기가 닥쳐올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외화의 조달 및 운용 기조를 보수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외화 예수금의 비중을 확대하고 글로벌 네트워크의 현지화를 통해 조달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국내 1위인 우리금융그룹이 글로벌 순위로는 72위에 불과해 글로벌 선진 금융그룹과는 아직 큰 격차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해외진출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자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하겠습니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대비해 외화 자산과 부채의 관리에 만전을 기하되, 해외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함으로써 글로벌 사업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할 것입니다.
위기는 결국 언젠가는 해결된다는 역사적 사실을 상기할 때 유로존 위기도 비록 재정위기라는 특성상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라는 점에서 인식과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이번 위기를 해외 진출 확대 등 글로벌화의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여섯째 우리 모두의 숙원과제인 민영화가 금년내 반드시 달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확고한 국내 1위는 물론 글로벌 선진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만, 민영화가 달성되지 않고서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올해는 반드시 민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금융 민영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시장은 물론 정부당국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비록 민영화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지난 2010년과 2011년 2차례에 걸쳐 완전 민영화를 위한 시도가 있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습니다.
금년에는 시장상황을 비롯하여 제반 여건이 결코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현행 법규와 제도의 틀 안에서 민영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께서는 우리금융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민영화 진전을 위한 길이라는 점을 명심하시고 각자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우리금융그룹 임직원 여러분.
기업 경영에 있어 위기가 아닌 때가 없었고 중요하지 않은 시기가 없겠습니다만, 올 한 해는 특히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매우 불안정하고, 국내시장의 경쟁강도도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도전에 대해 우리가 철저히 대응하고, 더 나아가 우리가 한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면 우리는 그룹의 숙원과제인 민영화를 달성하고 확고한 국내 1위의 초우량 금융그룹, 더 나아가 글로벌 선진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옛말에 유지경성(有志竟成), 즉 뜻이 있는 자는 마침내 이룬다고 했습니다.
주변여건이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으며 시련을 새로운 도전의 계기로 만들어내는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금융그룹 특유의 투지와 열정으로 그룹의 전 임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고 그룹의 큰 전략을 바탕으로 모든 계열사가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간다면 우리는 머지 않아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임직원 여러분께서도 이러한 점을 깊이 인식해 올해도 그룹이 힘차게 도약하는 데 밑거름이 되겠다는 각오로 업무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2년 임진년은 60년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로 예로부터 길한 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새해에는 흑룡이 구름을 뚫고 승천하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더욱 높이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며, 임직원 여러분의 가정에도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