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정치 스캔들, 연극 '데모크라시' 서울연극제 선정 재공연

육천 만 개의 갈라진 목소리 '데모크라시' 5.17-22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2020-03-25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범상치 않은 연극 한편이 5월 관객을 찾아온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공연되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큰 관심과 호평을 받았던 연극 ‘데모크라시’가 제40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으로  5월 17일부터 2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 다시 오를 예정이다.  이동선 연출의 ‘데모크라시’는 연극 ‘노이즈 오프’와 ‘코펜하겐’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유명 극작가 마이클 프레인의 작품으로 2003년 초연되어  그 해 런던 이브닝 스텐더드 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극찬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 연극은 혼란의 시기 유럽 동구권 국가를 포용하는 동방정책으로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며 독일 통일의 초석을 깔았다고 평가 받아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 전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와 그의 비서로 침투했던 동독의 스파이 귄터 기욤의 세기의 정치 스캔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1969년 10월 21일 빌리 브란트가 서독 총리로 선출되는 것으로 시작되는 연극 ‘데모크라시’는 빌리 브란트와 관계된 굵직굵직한 실제 정치적 사건들을 따라가며 그의 인간적 자질과 고뇌를 보여주는 한편 빌리 브란트에 교묘하면서도 기밀하게 파고드는 첩보원 귄터 기욤의 활약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며 흥미진진하면서도 숨가쁘게 펼쳐진다.  마이클 프레인은 이 작품을 통해 빌리 브란트와 귄터 기욤의 사건을 통해서 인간관계의 불확실성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새롭게 이 시기에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독일 민주주의 역사의 현장에, 치열한 권모술수가 펼쳐진 그날의 정치적 모습을 우리는 현재의 무대에서 마주하며 급변하는 한반도의 정세 변화와 통일에 대한 많은 담론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데모크라시’는 우리가 관심 가져볼 만한 연극이다.  빌리 브란트의 수상 집무실을 주 무대로 시공간을 넘어 끊임없이 서로를 관찰하고 견제하며 정치적 욕망을 드러내는 무대연출은 극의 입체감과 몰입도를 높이고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실존 인물이면서 독일 정치사 중심부에 있었던 걸출한 인물들을 대학로의 중후하고 매력적인 연기파 남자 배우 열 명이 참여해 최고의 무대를 선보인다.먼저 성공적으로 초연을 이끈 배우 김종태와 권태건이 다시 한 번 빌리 브란트와 귄터기욤 역을 맡아 한층 심도 깊은 연기를 선 보이며 선종남, 이승훈, 강진휘, 김하라 등 초연 멤버와의 완벽한 앙상블을 자랑한다. 여기에 새롭게 의기투합한 김중기, 박기륭, 박경찬, 김진복 배우의 합류로 관객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