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중심의 어촌공동체 위한 제언

박준모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19-03-25     홍석경 기자
우리 수산업은 수산업 종사자의 삶의 터전이자, 건강식품인 수산물을 공급하는 국민 먹거리 산업이다. 특히 어촌은 국민 관광·여가공간으로서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최근 정부도 이런 어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올해를 ‘수산혁신 원년’으로 삼아 2030년까지 수산매출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내용의 ‘수산혁신 2030계획’을 내놨다.정부는 이 계획을 통해 어촌을 생산지원 공간에서, 정주 및 여가 중심의 공간으로 전환시킨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어촌의 생활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어촌특화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해 어촌의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수산자원과 어가인구의 감소, 어촌 고령화 등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수산산업을 혁신해 미래 혁신성장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어촌의 정주여건 개선과 비즈니스 기반 구축은 어촌이 스스로 자립하고 유지되기 위한 필수요건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그러나 과거에도 어촌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일자리와 소득을 늘려 '지속가능한 어촌, 돌아오는 어촌'을 만들겠다는 정부정책이 있었다. 그러나  지원정책이 이렇다 할 성과없이 흐지부지된 경험이 있어 우려를 지울 수 없다.어촌이 지역공동체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지금까지 진행된 어촌 관련 사업을 보면, 정부지원이 있을 때는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중단된 이후에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업이 중단되는 것이 반복됐다.이는 어촌공동체 스스로가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어촌의 경영능력을 키우는 것은 인력 양성을 통해 개인의 능력을 배양하는 것과 사업추진을 위한 조직화 능력을 강화하는 것 등 두가지 모두 중요하다.어촌에는 100여년 전부터 사업을 조직화하고 경영해온 ‘수협’이라는 협동조합이 있다. 그동안 수협은 생산자협동조합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해 왔다.그러나 최근 전국의 조합원이 15만명선으로 줄었고, 조합원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어 기존의 ‘생산자 협동조합’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수협이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어촌공동체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생산자협동조합이자 지역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수협이 어촌공동체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또 다양한 어촌 관련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협동조합을 조직하고 육성하는 지원조직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협동조합은 같은 목적을 갖고 모인 조합원들이 물자 등의 구매·생산·판매·소비 등의 일부 또는 전부를 협동으로 영위하는 조직단체다.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와 욕구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조직인 것이다.어촌공동체의 활성화는 어촌에 거주하는 주민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를 채워주는 행위이며, 공동의 행동으로 달성해야 하는 사업이다.어촌의 지속가능성은 정부의 지원으로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촌 스스로의 능력과 의지로 달성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