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KBS도청 의혹’ 특검 요구
2013-01-03 김경탁 기자
민주당은 지난해 11월7일 소속 의원 전원의 공동발의로 ‘국회 민주당 당 대표실 불법도청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한 바 있다.
김부겸, 김재윤, 장병완, 전병헌, 전혜숙, 정장선, 천정배, 최종원 등 민주당 문방위원 전원은 3일 “국민의혹 풀지 못하는 불법도청 의혹 검찰 수사결과, 이제는 특별검사가 나서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민주당 당대표실 불법도청 의혹 사건이 송치된지 2달만인 12월29일 검찰이 한선교 의원과 장모 기자를 불기소 처분하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며 “무능경찰이 빠지고 검찰로 넘어간 사건이 제대로 풀리길 일말의 기대를 하였지만 결과는 경찰과 같은 ‘무능검찰’의 진면목만 확인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KBS 수신료 인상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6월23일 아침 민주당은 최고위원들과 문방위 소속 국회의원들 간의 비공개 연석회의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개최했는데 이튿날 오전 개최된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한선교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한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을 상세하게 낭독하고, 그 출처는 틀림없는 녹취록임을 스스로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한선교의원이 낭독한 회의록이 불법도청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 판단, 6월26일 수사의뢰를 했고 7월1일 한선교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불법도청 사건의 핵심적 위치에 있는 한선교 의원에 대해 5차례 소환통보 후 1차례의 서면 조사만 한 채 작년 11월2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증거불충분에 의한 무혐의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해 ‘집권당과 언론권력 눈치보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11월 초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역시 사건 발생 초기 장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유력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뒷북 수사에다 정치권 눈치 보기로 인해 의혹의 실체를 밝히지 못한 채 어수선한 연말 정국을 틈타 한선교의원과 KBS에 면죄부를 주며 수사를 마무리시켰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과 경찰 모두는 여당 국회의원과 대형 방송사 앞에서 잔뜩 움추린 채 무능 수사, 눈치보기 수사로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을 하였다는 국민적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야당 대표실이 도청된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도청 문건이 엄연히 존재하는 데도 도청한 사람은 없다는 수사당국의 발표를 믿을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며, “부끄러워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대한민국 검찰과 경찰의 진상(眞相) 앞에 국민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제 무능 검찰의 수사결과를 결코 믿을 수 없고, 검찰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추락하였으므로 독립적 지위를 갖는 특별검사를 임명해, 이 사건과 관련된 불법도청행위 등 모든 의혹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통하여 철저하게 진상 규명을 하도록 함으로써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수신료 문제 때문에 이런 사태가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KBS는 사장부터 국회 출입기자에 이르기까지 수신료 인상안과 미디어렙법 연계처리를 위한 로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참 어이가 없다”며, “국민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KBS수신료 인상은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만 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