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미세먼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을 다음달 내 제출하겠다며 규모는 1조원을 넘길 수 있다고 밝혔다. 추경예산을 집행하기까지 재원방안 마련, 추경 사업의 실효성 검토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 부총리는 "미세먼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검토한 결과 기존 예산으론 한계가 있어서 추경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 검토 중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조 단위 규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추경안 제출 시기는 다음달로 예상된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늦어도 4월까지 추경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수 있겠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의 질의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홍 부총리의 이날 발언으로 정부의 추경 예산 편성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조사단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9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기도 했다.추경에 필요한 재정 마련에 관심이 모인다. 2016년도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일반정부 기준)은 43.8%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12.7%)보다 한참 낮은 수준의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또 2016년(19조 7000억원), 2017년(23조1000억원), 2018년(25조 4000억원) 등 3년 연속 국세수입이 더 걷혔다.문 정부는 2017년 11월(11조원 2000억원)과 지난해 3월(3조 8000억원) 규모의 추경 편성 때도 초과세수와 세계잉여금, 기금여유자금을 활용한 바 있다. 다만 현재 일반회계 세계잉여금(1년동안 예산에서 쓰고 남은 돈)은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초과세수의 일부를 지자체로 떼어내면 약 2000억원 미만이다. 이 때문에 '빚내서 하는 추경'에 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은 공기청정기, 마스크 지급 확대나 중국과의 협력사업은 예비비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추경 편성에 대한 법적 요건도 유권해석이 필요하다. 현재 국가재정법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 등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에만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국회는 지난 13일 올해 첫 본회의에서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규정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날 홍 부총리가 "미세먼지는 사회재난에 해당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미세먼지와 함께 일자리 확충도 추경 항목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연초부터 수출이 어려워지고 투자도 계획한 만큼 속도를 못 냈으며 대외 여건도 어려워졌기 때문에 경기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