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대한항공, 조원태 체제로 전환되나
조양호 회장, 27일 주총서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
아들 조원태 사장 체제로 전환 서두를 듯…경영 능력 시험대
2019-03-27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대한항공이 위기에 빠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다. 회사는 조 회장의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체제로 전환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27일 개최한 대한항공의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건이 참석 주주 중 64.1%만의 참석을 얻어 부결됐다. 조 회장의 대표이사직 연임 무산은 국민연금 등 주주들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로 오너가 물러나는 첫 사례다.조 회장이 물러나면서 대한항공은 조원태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 2인 체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조 회장의 아들인 조 사장의 경영 보폭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1975년생인 조 사장은 2003년 8월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으로 입사한 뒤 지금까지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2004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으로 자리를 옮겨 항공사업 핵심 분야인 화물, 여객, 경영기획 등 업무를 맡으며 경험을 쌓았다. 2009년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상무), 2011년 경영전략본부장(전무), 2013년 화물사업본부장(부사장) 등 초고속 승진을 해왔다.대한항공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굵직한 현안들을 앞두고 있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JV)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성공적 서울 개최 등을 성공적으로 이뤄내야 한다. 여기에 최근 안전논란이 불거진 보잉 737 맥스 8 기종 도입 문제도 해결해야한다.조 사장은 올해 초 대한항공 신년사에서 “대한항공이 지난 50년 동안 결코 쉽지 않은 도전과 성취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건 그 길을 함께 걸어주신 수많은 분들 덕분이다”며 “이제 회사는 우리 임직원에게 보답한다는 자세로 새로운 100년을 열어가고자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경영에서 아예 물러날 경우, 조인트벤처 가동 및 주요 신 노선 개척 등 회사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주요 현안에서 리더십 공백 사태가 벌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가뜩이나 글로벌 항공시장의 경쟁 심화 및 국제유가 상승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조원태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