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파존스 식당, 한인 인종차별 논란 일파만파

2013-01-09     김하늘 기자
[매일일보=김하늘 기자] 미국에서 한인여성이 영수증에 인종 차별을 당했다고 뉴욕 데일리 뉴스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조민희(24)씨는 지난 6일 뉴욕 맨해튼의 피자전문체인 파파존스에서 파파로니 피자를 주문하고 받은 영수증을 뒤늦게 살펴보다 어안이 벙벙해졌다. 영수증의 이름란에 '눈이 찢어진 여성'(lady chinky eyes)이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아시안의 외모를 조롱하는 비속어이다.

조민희씨는 이 영수증을 촬영해 트위터에 올리면서 ‘헤이 파파존스, 내 이름은 ‘눈이 찢어진 여성’이 아니야”하고 항의 글을 올렸다. 이 트윗은 수시간만에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조회하고 리트윗을 하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할렘에 거주하는 조씨는 “식당에서 서빙한 여종업원이 아주 친절했기 때문에 이 같은 표현을 썼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고 말했다.

파파존스 측은 7일 트위터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문제의 영수증을 쓴 종업원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파파존스측은 “우리는 뉴욕에서 발생한 영수증 문제에 대해 아주 유감스럽다. 고객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문제의 종업원은 해고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종업원을 담당하는 매니저는 적반하장이다. 제롬이라고 자신을 밝힌 그는 뉴욕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바쁜 시간에 주문을 받다 보면 ‘푸른 눈의 여성’ ‘초록 셔츠의 고객’이라는 식으로 적는다”면서 “전화번호가 노출된 영수증을 트위터에 올린 후 항의전화가 쇄도해서 영업에 지장이 많다. 이건 공정하지 않다. 그 고객은 남들의 주의를 끌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체인점 주인 로널드 존슨은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종업원 교육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잘못 됐고 너무 당혹스럽다”면서도 “그 종업원은 10대인데 힙합 문화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며 힙합 탓으로 돌렸다.

이 소식을 접한 김은주 한미문화예술연대 회장은 “'chinky eyes'라는 표현은 동양인에게 아주 치명적인 표현이다. 흑인에게 N(니그로) 단어를 쓰는 것이나 동양인에게 'chinky eyes'란 말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모욕이다. 농담도 그런 표현을 하면 안 되는데 영수증에 적어서 고객에게 주다니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조민희씨는 “앞으로 파파존스에 두 번 다시 갈 일은 없을 거다. 트위터 답글 중에 뉴욕시에 살면서 파파존스 같은데 왜 가냐고 하더라”고 지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