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시안게임, 게임과 e-스포츠 인식 전환 계기가 되기를

2019-04-07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

 제18회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개막했다. 오랜 시간 값진 땀을 흘려온 우리 선수들이 메달의 색깔과 성패를 떠나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개막 전부터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받아왔다. e-스포츠의 첫 시범종목 채택이 그것이다. 게임을 통해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로, 올해 대회에서는 총 6개 종목을 만나볼 수 있다. 대한민국은 이중 2개 종목에서 우승을 목표로 출전한다.

오는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정식종목 채택도 예정됐다. 더 나아가 2024년 프랑스 파리 올림픽 유치위원회가 e-스포츠 도입을 고민 중이라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게임 강국이자 e-스포츠 강국으로서 우리나라가 세계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모습을 그려본다.

게임은 본질적으로 목적, 규칙, 경쟁, 상호작용, 시뮬레이션 등을 핵심요소로 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시뮬레이션만 빼고 봤을 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스포츠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e-스포츠는 이 같은 게임의 고유한 특성을 기반으로 작년 기준 약 4억 명에 달하는 인원이 관람하거나 시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종목, 혹은 콘텐츠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규모다. 또한 글로벌 e-스포츠 시장도 지난해 7,400억 규모에서 2022년 3조3,600억 규모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게임과 e-스포츠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적극적인 육성에 나서고 있다. 실제 미국과 중국, 영국 등 국가들은 게임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분류하고 전략적인 지원 정책을 시행 중이며, 유럽의 주요 스포츠클럽과 각국 유수의 기업들은 팀을 인수하거나 신규 창단하는 방식으로 e-스포츠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반면 국내 사회의 인식은 여전히 박한 것이 현실이다. 학업과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과몰입을 일으킨다는 근거 없는 추측이 아직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아시안게임이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단순히 금메달이나 가장 높은 자리의 영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e-스포츠 선수들이 흘리는 땀방울이 다른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함께 지켜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단에 마음을 담은 응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