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
5살 의붓손녀 상습 성폭행한 60대 할아버지…재혼한 부인에게 범행현장 발각
2009-02-28 류세나 기자
말도 안 되는 변명, “목욕시키다 손이 미끄러져서 그만…”
당시 상황 모두 기억하는 A양…“가슴 속 상처될까 두렵다”
[매일일보닷컴] 다섯 살 난 의붓손녀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해 온 인면수심의 60대 남성이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 2003년 콜라텍에서 만난 할머니와 재혼한 이 남성은 할머니의 아들, 즉 의붓손녀를 돌봐준다는 것을 빌미로 목욕을 시킨다던가, 둘만 남겨진 틈을 타 수차례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2월 22일 경찰에 구속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아이가 사건의 모든 정황을 기억하고 있어 범행일체를 쉽게 자백 받을 수는 있었으나 아이의 보호자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매일일보>이 그 사건의 내막을 밀착취재했다.
“어떻게 어린 손녀딸에게 이럴 수가…”
경찰에 따르면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9년전 남편과도 사별해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진 김모 할머니(62)는 약 5년전부터 성인 콜라텍을 다니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이 바로 하모씨(남∙66). 이 둘은 지난 2003년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하고, 김 할머니 집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그러던 어느 날 달콤한(?) 시간을 보내던 노(老) 신혼부부에게 뜻하지 않은 객식구가 생기게 됐다. 김 할머니 아들의 갑작스런 이혼으로 노부부는 아들이 직장에 일을 나가있는 시간동안 손녀딸 A양(5)을 돌보게 된 것.
이후 A양은 낮에는 할머니 집으로 와서 할머니 부부와 시간을 보내고, 밤이면 아빠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 잠을 자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렇게 아이가 두 집을 오가게 된 지 올해로 3년째다.
목욕 핑계로 상습적 성폭행
경찰조사결과 하씨는 의붓손녀에게 지난해 11월경부터 6~7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폭행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씨는 경찰에서 범행일체를 자백했으나 단지가 “아이가 귀여워서 예뻐해 준 것”이라며 상식 밖의 말을 꺼냈다. 또 거실에서 A양을 성추행하는 장면이 목격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목욕시키다가 미끄러져 손이 음부로 들어간 적이 있을 뿐, 의도적으로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변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하씨는 평소 A양을 목욕시키는 것도 자처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김모 할머니에 따르면 최근 들어 A양이 음부가 아프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김 할머니는 “남편이 손녀에게 성폭행했을 것이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면서 “그저 깨끗하게 씻겨 지지 않아 아픈 줄로만 알고 자주 씻겨주기만 했다. 아이가 이번 일을 평생 기억해 가슴 속 상처로 안고 살게 될까 무섭고, 두렵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가 ‘평생 기억할까 두렵다’고 말한 이유는 A양이 하씨가 벌인 모든 추악한 행동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하씨의 범행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A양에게 “할아버지가 너에게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고, A양은 경찰 앞에서 2개의 인형을 이용해 하씨가 자신에게 했던 그대로를 재연해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사건을 재연하는 내내 “할아버지가 자꾸 만져서 아팠다”고 말했다고 한다.서울 동대문경찰서 강력7팀 이헌영 반장은 “A양은 또래보다 말도 잘하고, 영특했다. 하씨가 벌인 행각과 당시 상황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반장은 이어 “직업상 여러 범죄자들을 많이 접하지만 하씨와 같은 인면수심 행각을 저지른 사람들을 볼 때면 세상이 흉악해졌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면서 “어린아이를 상대로 파렴치한 범행을 저지른 하씨는 죄질이 흉악해 법으로 엄중히 다스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하씨는 지난 2월 22일 자신의 의붓손녀를 상습적으로 강제추행한 혐의(성폭력 특별법 위반)로 경찰에 구속됐으며, 현재 이혼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