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시장 확대… 정수기에는 역부족

내년 생수 시장 1조원 돌파 예상, 영역 구분 없는 경쟁 펼쳐

2020-04-11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국내 생수 업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정수기 업계를 추격하고 있다. 시장에서 치열한 점유율 다툼을 벌이는가 하면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는 등의 과열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11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2014년 6040억원, 2015년 6408억원, 2016년 7403억원, 2017년 781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8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9000억원, 내년에는 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국내 생수 제조업체는 약 65개로 추산되며 전체 시장에서 상위 5개사(광동제약·농심·롯데·해태·하이트진로음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65%에 달한다. 반면 국내 정수기 시장은 2조5000억원 규모로 생수업체와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정수기 업계는 그간 웅진코웨이, SK매직, 청호나이스 등 렌털 중심 업체들이 지배하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안마의자업체 바디프랜드, 주전자형 정수기업체 브리타코리아 등도 해당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구도가 심화된 상태다. 이에 가전 업계에서는 정수기 시장을 ‘레드오션’이라고 평가한다. 연간 판매량을 기준으로 봤을 때 최근 3년 이상 200만대 규모에서 성장세가 멈췄기 때문이다. 한정된 수요 안에서 경쟁을 펼쳐야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과열양상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는 시장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생수업계와 경쟁이 불가피한 구도가 성립되는 것으로 풀이된다.정수기 업계 관계자는 “두 업계는 그동안 가시적으로 부딪히는 일은 없었지만, 영업이나 방판조직에서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펼쳐왔다”며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이슈를 설명함과 동시에 자사 제품은 안전하다는 방식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를 통해 양 업계는 서로 이슈가 발생할 때 반사이익을 챙기는 구조”라고 덧붙였다.최근 증가하는 1인 가구는 시장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1인가구는 생수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2016년부터 기존 정수기보다 작은 직수정수기가 트렌드로 떠오름에 따라 1인가구를 대상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다인이 거주하는 가정에서는 정수기를 이용하는 반면, 1인 가구가 생수를 더 많이 이용하는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라며 “다만 1인 가구 맞춤형 정수기도 꾸준히 출시되기 때문에 1인 가구를 주제로 업계 간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