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변액보험 불완전판매 위험 '여전'
2012-01-16 안경일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4·4분기 16개 보험사 240명의 설계사를 대상으로 '변액보험판매에 대한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한 결과, 교보·대한 등 생보업계 빅2를 포함한 12개사가 낙제점수에 가까운 60점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
교보생명, 대한생명, 동부생명, 동양생명, 메트라이프,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알리안츠생명, 흥국생명, AIA생명, ING생명 등 11개사는 40~59점 사이에 있었고, 케이디비생명은 40점도 획득하지 못했다.
삼성생명, 에이스생명, 푸르덴셜생명, PCA생명 등 4개만이 60~79점에 위치해 '보통'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16개 생명보험사의 보험설계사 240명에 대한 평가점수는 52.2점으로 전반적으로 미흡했다.
미스터리 쇼핑 결과를 항목별로는 살펴보면 안내자료의 적정성, 청약서 자필서명 및 약관·설명서 교부 등의 항복은 90점을 전후한 좋은 점수를 냈다. 회사별로 형식적인 준비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이다.
반면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한 적합한 보험 권유, 진단결과와 다른 성향 상품 선택시 부적합사실 안내, 진단결과확인서 교부 및 안내 등 투자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에 대한 배려에서는 문제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특히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한 적합한 변액보험 권유 항목의 만족도는 100점 기준에 9.7점 불과했다.
금감원 황동욱 팀장(금융서비스개선국 금융서비스개선3팀)은 "변액보험을 판매할 때 적합성의 의무가 있는데,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서 그걸 토대로 적합한 상품을 권유하도록 돼 있는 것"이라며 "고객파악이 안 되면 판매가 어려운 것이 변액상품으로, 이 순서가 지켜지지 않으면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가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이어 "변액보험과 같은 투자성 상품의 경우 계약자의 정보 파악 및 성향 진단을 철저히 해 이에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영업관행 정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금감원은 이번 보험설계사에 대한 평가결과가 미흡한 것은 보험업 환경에 따른 설계사의 한계를 감안해야 한다고 전제하기는 했다.
즉 보험설계사는 직접 고객을 찾아내야 하고 계약체결여부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게 되기 때문에 상품위험 등에 대해 설명이 소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 보험설계사에 대한 미스터리쇼핑이 이번에 처음으로 실시된 것이어서 미스터리쇼핑제도의 취지 및 평가방법 등에 대한 이해 및 준비가 부족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앞으로도 미스터리 쇼핑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변액보험판매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을 다시 실시할 계획"이라며 "건전한 변액보험 판매관행의 정착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미스터리쇼핑 결과와 관련해 평가결과가 미흡·저조한 12개사에 대해서 자체 개선계획을 제출받아 이행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황 팀장은 "회사별로 결과를 통보할 것"이라며 "단순히 '개선하겠다' 정도로는 안 되고, 주요 항목에 대해 설계사들을 몇 시간 동안 교육하고, 추후 자체 점검을 어떻게 하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개선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