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우리편 들어라" 압박 속 美 비건 이어 볼턴까지 방한
북미 대북 공조 단속 차원 방한 가능성/ 북미 비핵화 설전에 중재외교 입지 축소
2020-05-02 조현경 기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북미협상이 비핵화 해법을 두고 서로 설전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에 대한 양측의 압박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볼모로 연일 우리 정부를 향해 ‘자신의 편’이 되라고 강요하고 있고 미국은 한국의 이탈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달 중 연이어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일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을 바란다면 우리의 입장과 의지에 공감하고 보조를 맞춰야 하며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줘야 한다”며 “북남선언들을 변함없이 고수하고 철저히 이행해 나가려는 입장과 자세부터 바로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남조선 당국에 ‘속도조절’을 노골적으로 강박하고 있으며 북남합의 이행을 저들의 대조선 제재압박정책에 복종시키려고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현 사태를 절대로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했다.앞서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을 통해서도 북미 간 대북공조를 강도높게 비판했고, 심지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북러정상회담 등 중대행사에서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이 같은 북한의 압박에 미국도 대응에 나섰다.일본 NHK 영문판은 이날 한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볼턴 보좌관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회담을 위해 오는 28일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NHK는 볼턴 보좌관이 이번 방한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목표로 안이하게 타협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이에 앞서 NHK는 비건 대표가 실무 협의를 위해 오는 8일부터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외교부는 비건 대표가 오는 8일~10일로 방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공식확인했다. 비건 대표는 이번 방한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과 비핵화 및 남북관계 한미워킹그룹을 열고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북미 간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한미워킹그룹 회의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후 두 달만이다. NHK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측 고위급 인사들의 연이은 방한은 북미 간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에 나온 조치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며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미국 정부가 압력을 넣는 것으로 해석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대북 제재를 계속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들고 온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