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집단뚱딴지, 영혼의 오디세이 연극 '거리의 사자' 내달 7일 무대 올려

2020-05-07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연극 ‘거리의 사자’는 캐나다 작가 ‘쥬디스 톰슨’의 대표작이다. 캐나다의 현대 작가 ‘쥬디스 톰슨’이 다문화 사회인 캐나다의 현실을 반영해 만든 ‘거리의 사자’는, 길 잃은 영혼의 탐험과 방랑기이며 17년 전 살해당한 채 마을을 떠돌아다니는 소녀 ‘이조벨’의 서사극이다.집을 찾아 헤매는 ‘이조벨’의 여정을 큰 줄기로 둔 채 공간이 변화할 때마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펼쳐내는 작품의 구성은 삶의 이면에 숨겨진 아픔과 고통, 불편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오디세이아”라고 할 수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도시에 사는 유색인종, 이민자, 장애인, 동성애자, 범죄자 등 소외된 사람들이다. 연극은 이들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면서, 소통이 단절된 관계와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하는 세상을 아프게 꼬집는다.다문화 사회인 캐나다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원작과 달리, 연출을 맡은 문삼화는 “인간의 본질적인 내면의 문제, 소통의 단절 등 온갖 현대 사회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인간 본연의 용서의 메시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번역극을 넘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시대에 던지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17년 전 살해당한 소녀 이조벨. 길을 가다 마주친 사자가 자신을 공포로 몰아넣었고, 그 순간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이조벨은 자신이 유령인 줄 모른 채 집을 찾아 헤매고 있다. 마을에 도착한 이조벨은 자신을 집으로 데려다 줄 ‘구세주’를 찾기 위해 집들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는 줄 알았던 마을 사람들의 숨겨진 고통과 아픔들이 하나, 둘 드러난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 학부모에게 질타당한 선생, 동성애자, 암으로 죽어가는 여자, 그리고 살인자까지...

암울하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면을 알아가는 여정 속에서 이조벨은 자신이 한 남자에게 살해당했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되는데...

연극 ‘거리의 사자’는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의 재공연작이다. 2019년, 서울문화재단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된 공상집단 뚱딴지가 “연극이 있는 마포를 만들어갑니다.”라는 모토 아래 마포아트센터와 함께 다시 무대에 올린다.초연 당시 소외된 개인들의 삶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아주 섬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본질적 문제와 소통의 단절에 대한 진지한 접근으로 짧으면서도 강렬한, 그러면서도 깊은 여운이 남는 공연이었다는 평을 받았다.노준영, 김지원, 한철훈, 윤광희, 김설, 문승배, 나하연, 정다연, 박지은, 심태영이 출연하고, 이조벨 역을 제외한 나머지 배역을 9명의 배우가 1인 다역을 맡아 공연한다. ‘거리의 사자’는 6월 7일부터 6월 22일까지 재개관한 마포아트센터 플레이 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