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안 피울 테니 네(딸)가 욕구 충족시켜라”

친딸 성폭행한 탈북자 인면수심 父에 징역 10년

2008-03-28     류세나 기자

최근 아동 ‧ 청소년을 상대로 한 각종 성범죄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수차례에 걸쳐 친딸을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아버지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더욱이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와 자유로운 미래를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걸고 탈북 했던 새터민이 저지른 범행이기에 이번 사건은 탈북자사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장진훈)는 지난달 21일, 13회에 걸쳐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 기소된 탈북자 송모씨(46)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1회 신문에서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2차 신문 및 검찰 수사 단계에서야 비로소 범행의 일부를 시인하는 등 진정한 반성의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의 범행은 일반인들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반인륜적인 범죄로 죄질이 불량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피해자는 인격파괴에 이를 정도의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입었고,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바라고 있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1999년 부인 ‧ 딸과 함께 탈북한 송씨는 이후 택시운전을 하며 생계를 꾸려왔다. 북한에 있을 때부터 부인에게 폭행을 일삼아왔던 송씨는 탈북 이후에도 계속해서 부인을 폭행했고, 심지어 송씨는 외도까지 해 이들 부부의 부부싸움 횟수는 잦았다고 한다.

이를 보다 못한 딸(21) 송양은 지난 2001년 12월께 아버지에게 “어떻게 하면 엄마를 때리지 않고 싸우지 않겠느냐”고 불만을 터뜨렸고, 이에 송씨는 “바람을 안 피울 테니 대신 네가 욕구를 충족시켜 달라”면서 이후 수시로 송양을 성폭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송양은 15세였다.

탈북자 송씨는 딸이 계속해서 성관계를 거부하자 2006년경부터는 “네가 성욕을 풀어주기로 했는데 왜 못하게 하느냐”면서 화장실 변기에 송양의 얼굴 강제로 집어넣거나, 얼굴을 돌리지 못하게 한 뒤 샤워기로 물을 뿌려 숨을 못 쉬게 하는 등 고문에 가까운 폭행을 일삼아 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강제로 학교도 가지 못하게 하고, 송양 앞에서 부인을 폭행하고 집기를 부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성관계 요구를 거부할 수 없도록 했다는 게 검찰측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 4월 6일 역시 송씨는 딸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자신의 아파트에서 딸 송양이 학교에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3시경 송양이 귀가하자 송씨는 베란다와 출입문을 잠그고 TV를 크게 틀어 밖으로 소리가 새어 나가지 못 하도록 한 후 딸의 목을 졸라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거사를 치르는 등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남보다 더 못한 백태를 저질러왔다.

한편 이 사건의 재판을 맡은 장진훈 부장판사는 “탈북자와 관련된 이번 사건으로 우리 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대부분의 탈북자들에까지 피해가 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 사건은 송씨 개인의 문제”라며 탈북자사회 전체에 대한 문제로 확대해석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