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불량 대형마트, 불량저울 사용하다 ‘들통’

롯데마트, 과태료 조치에 “우리 것 아냐” 반발 ‘빈축’

2012-02-01     변주리 기자

[매일일보 변주리 기자] ‘덤’도 안주는 대형마트들이 실제 무게보다 더 높게 계량되는 불법저울까지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충남도가 설 명절을 앞두고 실시한 특별점검 결과 국내 빅3 유통업체(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를 포함한 여러 대형마트 매장에서 불량저울이 적발됐다.

특히 이들 업체 중 과태료를 부과 받은 롯데마트는 해당 지자체의 조치에 불만을 품고 항의 전화를 한 것으로 밝혀져 소비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적발된 불량저울 88개 중 63개가 대형마트

충남도는 지난 달 12일부터 20일까지 도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260개 업소를 대상으로 상거래용 저울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 결과, 대형마트 등 32개 업소에서 불량저울 88개를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 중에는 대형마트가 16곳(적발된 불량저울 63개)으로 롯데마트와 이마트, 홈플러스, GS마트뿐만 아니라 농협 하나로마트까지 포함돼 있어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충남도청에 따르면 불량저울 88개 중 계량기 변조방지를 위한 봉인이 훼손돼 있는 저울이 58개로 가장 많았다. 또 관할 지자체는 2년 마다 정기검사를 실시하는데 가장 최근인 2010년 정기검사를 받지 않은 저울도 12개나 됐다.

이밖에 실제 무게보다 적거나 많은 허용 범위를 벗어난 저울과 ‘0점’ 조정장치가 불량인 저울 등도 상당수 포함됐다.

도는 이번에 적발한 불량저울 중 수리가 불가능한 저울 4개를 현장에서 폐기처분하고, 나머지는 수리 후 재검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입점업체에 책임전가하려다 꼬리 내린 롯데마트

특히 이번 조사과정에서 실제보다 무게가 더 많게 계량되는 불법저울까지 사용,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 롯데마트가 입점 업체에 책임을 전가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 도덕적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문제가 된 마트가 과태료 조치 통보 이후 전화를 걸어와 책임을 발뺌하려 했지만, 우리가 완강한 태도를 보이자 뒤늦게 수긍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마트측은 문제가 된 불법저울을 두고 롯데마트에 입점한 업체의 저울이라며 입점 업체에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

실제로 롯데마트 관계자는 “변조방지 봉인 훼손 저울 등 일부 불량저울은 롯데마트의 것이지만 (무게가 실제보다 더 나가는) 불법저울은 입점 업체의 것”이라며 “명절에는 평소에 팔지 않는 제품들을 팔다보니 더 많은 업체들이 들어와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마트는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소비자는 마트에 들어가서 상행위를 하는 만큼 관리 및 감독의 책임은 당연히 마트에 있다”며 “하지만 대기업들은 잘 한 것은 자기네 공으로 돌리고 잘 못된 것은 남의 책임으로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번 일과 관련해 크게 반성하고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는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다시는 그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