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세청이 정기 순환조사대상 법인이라도 고의적 탈세혐의가 있는 경우 특별세무조사로 전환은 물론 대주주·계열사 등 동시조사를 병행한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한독약품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예상된다.
2일 국세청 및 한독약품 관계자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달 초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 직원들을 서울 강남에 소재한 한독약품 본사에 보내 오는 3월 16일까지 약 70일 간의 일정으로 세무조사를 실시 중이다.
이번 한독약품에 대한 세무조사는 지난 2004년 이후 8년 만에 실시되는 정기조사다. 당시 한독약품은 세무조사 추징액 14억8000만원을 포함해 그해 총 86억원 가량의 법인세를 납부했다.
한독약품은 2010년 조사를 받아야 했지만 지난 2010년 노동부가 주최한 ‘2010년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되고 지난해 ‘제45회 납세자의날’에 관세청장 표창을 수상해 2년간의 유예 혜택을 받으면서 세무조사가 미뤄졌다.
이와 관련 한독약품 관계자는 “현재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며 “특별한 이유가 있어 실시된 게 아닌 지난 2004년 이후 실시되는 통상적인 정기조사”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한독약품의 병원 및 도매상 등에 의약품 납품과 관련한 세금계산서 발행 시점과 무자료 거래 및 접대비항목 대상 여부에 관한 강도 높은 조사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한독약품의 세무조사를 두고 과거 제약사들의 불법리베이트 관행과는 달리 지능화된 방식의 세금탈루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 차원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또 다시 시작된 제약업계에 대한 정부의 전 방위적인 압박이 시작된 게 아니냐”며 “업계 전반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염려했다.
한독약품은 의약품의 제조 및 판매업과 부동산임대업 등을 영위하기 위해 1958년 설립된 연합약품이 전신이다. 현재 이 회사는 Hoech GmbH가 50%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며,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이 8.12%, 이환무 경영지원본부장이 0.35%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독약품은 지난 2010년 매출액 3210억원, 영업이익 268억원, 당기순이익 2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한독휴먼헬스 등 특수관계자간의 매입·매출 거래규모도 22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 부분도 국세청이 주시하는 부분이다.
한편 김영진 회장은 지난해 4월 ‘한독컴플렉스 생산공장 리모델링’ 완공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범정부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약품 리베이트 조사와 관련해 불만을 토로한 바 있어 많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울산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 한독약품도 포함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조사받은 것이 없다. 제품설명회까지 리베이트라고 하면 걸리지 않을 회사가 없을 것”이라며 “정부도 조심해야 한다. 잘못하면 제약업계 전체를 무너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