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자녀 3명 "기도로 낫게 하겠다"방치한 부부 긴급체포

2013-02-12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권희진 기자]자녀3명을 유기치사한 부부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전남 보성경찰서는 12일 감기에 걸린 자녀들을 기도로 낫게 하겠다며 방치해 숨지게 한 목사 박모(43)씨와 부인 조모(34·여)씨를 11일 오후 5시30분 유기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박씨 부부는 자신들이 살고 있는 보성군 보성읍 옥평리 A교회에서 큰딸(10·초등학교 3년)과 큰아들(8·초등학교 1년), 둘째아들(5)이 숨진 사실과 관련 '금식기도를 하면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며 방치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다.

한편 전날 오전 10시께 보성군 보성읍 옥평리 A교회 방 안에서 목사 박모씨의 큰딸과 큰아들, 둘째아들이 숨져 있는 것을 고모부 이모(55)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숨진 자녀 3명은 옷을 입은 채 나란히 방에 누워 있었으며 박씨 부부는 자녀들을 살리겠다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

박씨와 아내 조씨는 경찰에서 자녀 4명이 모두 감기 증세를 보여 그중 3명이 폐렴증세로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박씨 아내는 큰아들이 지난 1일 오후 10시께 가장 먼저 숨지고 이어 큰딸과 둘째아들이 다음날 오전 5시와 7시께 잇따라 숨졌다고 말했다.

박씨는 경찰의 추궁 끝에 "숨지기 전인 지난 1일 오후 두 차례에 걸처 체벌을 했다. 귀신이 그렇게 하라고 시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씨 부부는 경찰에서 "7일만 금식기도를 하면 아이들을 살릴수 있다"는 진술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이날 오후 1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숨진 박씨 자녀들에 대한 부검을 실시하는 한편 박씨 부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