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생일 축하' 몰래 북한 방문한 목사 집행유예 3년

2012-02-12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권희진 기자]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몰래 북한에 방문한 현직 목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염우영 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재미동포전국연합회 부회장 홍모(76) 목사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염 판사는 "피고인은 남북이 대립관계에 있는 상황에서 통일부의 승인없이 밀입북을 감행했다"며 "나아가 북한 내에서의 활동이 북한 언론에 보도돼 북한의 체제선전에 이용,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가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방북 자체가 사회적 혼란, 불안감을 야기한 것은 아니었고 피고인이 고령인 점, 동종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홍 목사는 지난해 4월 김일성의 생일을 기념하는 '태양절'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축하 대표단으로 북한에 방문한 뒤 북한 정부 관계자를 만나는 등 김일성 부자를 미화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됐다.

당시 홍 목사는 "태양절 축하를 위해 북한에 간 것이 아니라 북한에 남아 있는 사촌 조카를 도와주라는 모친의 유언을 실천하기 위해 방북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