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찰이야? 미국경찰이야?

경찰, ‘촛불집회’ 사법처리 논란…정권의 ‘오만’ 서서히 드러나나? 누리꾼 “미친소 먹기도 전에 스트레스”

2008-05-04     최봉석 기자

[매일일보닷컴] 경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불법’으로 규정, 집회를 개최할 경우 참석자들을 ‘사법처리’키로 해 시민들의 분노가 인터넷 포털 등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일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민들이 벌여온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사실상 불법집회라고 판단, 지난 이틀간 시위는 물론 앞으로 예정된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소환조사해 사법처리키로 했다.경찰은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참가자들이 피켓과 플래카드 등을 들고 자신의 주장을 알리는 등 문화제가 아닌 집회의 성격이 강했다는 점을 들었다.특히 경찰은 앞으로 열릴 예정인 촛불시휘 등도 주최 측이 사전에 집회신고를 하더라도 신고된 집회의 내용을 검토해 허가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보수정권인 이명박 정부의 ‘눈치보기’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의 이 같은 방침은 한마디로 이명박 정부를 비난하는 집회에 아예 참석조차 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되는데, 이틀 간 열린 집회 내용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에 대한 검토없이 무작정 ‘광우병 우려가 있는’ 쇠고기를 수입키로 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 표출”이었기 때문이다.이미 여권과 공안당국은 현 정부에 분노한 집회 참석자들의 상상을 초월한 규모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순수하게 시작된 촛불시위임에도 불구하고 그 뒤에는 ‘정치적 배후’가 있다며, 여론 잠재우기에 나서는 등 두려움에 떨고 있는 국민의 목소리에 애써 귀를 닫고 있다.이런 가운데 경찰의 이번 판단은 자칫 집회 참석자들의 분노를 유발시켜, 불법 및 폭력 시위를 유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한 30대 시민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논란과 정부가 검역주권을 포기했다는 여론으로 촉발되고 있는 반대집회인 데도 경찰이 집회 참석자들을 구속하겠다는 발상은 우리나라 경찰이 한국경찰인지 아니면 미국경찰인지를 알 수 없게 한다”고 비꼬았다.누리꾼들은 “이 나라가 자꾸 과거로 돌아간다. 갑자기 이민을 가고 싶다.”(cardjester) “한국경찰 모두 이라크로 가라”(geto441) “국민의 지킴이 좋아하네. 대통령의 **기나 핥아주는 강아지들”(dlwjdals1991) 등의 분노성 글들을 관련 기사 댓글로 올리며 한국 경찰을 맹비난하고 있다.한 누리꾼은 “경찰이 드디어 제2의 혁명을 유발시키고 있다”면서 “경찰들이여, 좀 더 빡세게 탄압해라. 내년 이맘때쯤이면 우린 새 대통령을 맞이하게 될 거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