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인수과정 로비의혹 본격수사
김승연 한화그룹회장 출국금지
검찰, 수사진척에 따라 김 회장 소환 할 수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 대해 법무부에 의뢰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로비 의혹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상길)은 이미 한화그룹 핵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으며 관련 장부와 서류 등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김 회장도 직접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생명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으며 3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뒤 2002년 9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한화그룹으로의 매각이 결정됐다.
그 뒤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매각 결정과 인수 과정에서 한화그룹과 당시 정권 실세의 유착 및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돼 왔다.
검찰은 한화그룹이 2002년 8∼9월 사채시장에서 사들인 채권(債券) 규모가 2002년 대선자금 수사 때 밝혀진 80억원 이외에 수십억원 더 있다는 사실을 최근 밝혀냈다. 문제의 80억원 가운데 대선 때 여야 정치권에 제공한 것으로 사용처가 확인된 채권은 60억원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80억원 중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20억원과 추가로 확인된 수십억원의 채권이 대한생명 인수를 위한 로비 과정에서 사용됐는지 수사 중이다.
김 회장은 올해 1월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출국금지조치가 내려지기 하루 전 돌연 신병을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대선자금 수사가 거의 마무리된 8월 중순 귀국했다.
김 회장은 2002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 서청원 당시 대표에게 10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6월을 선고받았으나 24일 열린 2심에서는 벌금 3000만원으로 감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