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학생과 싸우는 이명박 정권?

촛불집회 신고 학생 수업시간 불러 경찰 조사 누리꾼 부글부글

2009-05-16     심나영 기자

[폴리뉴스] 전북 전주에서 촛불집회 신고를 낸 고등학교 3학년 한 학생이 교실에서 수업을 받던 중 경찰의 요청으로 담임교사에게 귀를 끌려 잡혀 불려나가 경찰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전주 덕진 경찰서 정보과 소속의 한 형사는 전주 시내 모 고등학교에 찾아가 담임교사와 학생부장을 통해 해당 학생을 상담실로 불러낸 뒤 이 학생이 어떤 인터넷 카페에 소속돼 있는지, 운영자가 누구인지, 지시는 없었는지 등 집회신고 배경에 대해 5분 가량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생은 자신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가 주최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집회를 신고하기 위해 사건 발생 하루전인 지난 5일, 전주 완산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냈다.해당 학생은 "사건이 알려지자 선생님들이 기자들이 물어보면 '쉬는 시간에 조사 받았다고 해라', '수업시간에 불려간 것이 알려지는 네 담임이 잘린다'고 말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혀 경찰과 교사들이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고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해당 학생은 경찰의 조사를 받은 다음날인 7일, 경찰에게 집회 취소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주 덕진경찰서 홈페이지는 항의하는 누리꾼들이 한꺼번에 몰려 한때 접속이 어려울 정도였고, 해당핵교 홈페이지는 사건이 알려진지 하루가 지난 오늘(16일)까지 접속 불능 상태다. 정광우 씨는 "이명박 정권이 고딩들도 죄다 잡아들여 취조하고 협박하라고 시켰습니까? 유치하게 중고딩 학생들 취조 협박하지 마세요"라며 경찰을 비난했고, 이형인 씨는 "썩은 민중의 지팡이"라며 "썩을대로 썩고 타락 할대로 타락 해버린 민중의 지팡이 아니 지팡이가 아니고 민중을 옥죄는 올가미라고 표현해야 맞을것 같다. 지금 경찰이하는 작태를 보면 군부 독재시대로 되돌아 가는것 같아 슬프기 그지없다"고 분개했다. 박상돈씨는 "덕진경찰서 구내식당에 미국산 쇠고기가 벌써 들어오고 있는가 보군"이라며 경찰의 행동을 비꼬았고, 김정현 씨 등은 경찰서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전주시민들도 분노했다. 정지영씨는 "전주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얼굴이 화끈거리기는 처음"이라며 "학생이 받은 상처를 회복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범야권도 경찰의 이런 태도를 질타하고 나셨다. 민주노동당은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정보활동이라는 경찰, 정말 제 정신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우리는 정당한 국민의 저항을 막기 위해 학생의 학습권과 자율권을 침해하고서도 이를 정보활동이라고 둘러대는 경찰이 정말 제 정신인지 묻고 싶다"며 "오히려 그 경찰의 배후를 낱낱이 조사하여 관련 책임자를 색출.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민주당도 논평을 통해 "요즘 경찰을 보면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정권의 지팡이’가 된 듯하다. 국민 보호가 최우선이 아니라 정권의 선봉장이 되어 정권 보호에 최우선을 다 하는 듯 하다는 말이다"라고 비판했다.창조한국당은 '이명박 정부는 초중고생과 싸우는 정부인가'는 제목의 논평에서 "학생을 표현의 자유를 갖는 한 사람의 인격체로 보지 않고 억압으로 훈육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정권과 학교당국, 그리고 교사의 자질이 이 나라 민주주의 수준을 크게 후퇴시키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나영 기자 (폴리뉴스/(구)e윈컴정치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