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하이마트 부사장 피의자 조사

2012-03-15     이정아 기자

[매일일보 이정아 기자]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하이마트 김효주부사장을 지난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은 김 부사장이 최근 5년간 납품중개업체 2~3곳으로부터 최근 5년간 수억원대의 돈을 정기적으로 받은 정황을 포착, 돈의 성격과 이 돈이 다시 선 회장 일가로 흘러갔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납품중개업체들이 하이마트 매장 내 전자제품 납품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상품구매를 총괄하고 있는 김 부사장에게 리베이트 명목으로 돈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김 부사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선 회장이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에 지분 13.97%를 전량 매각하고, AEP가 다시 2007년 말 유진그룹에 재매각하는 과정에서 유진그룹에 인수되도록 힘써주는 대가로 유진 측과 이면계약을 맺은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유진그룹은 1500억원의 더 높은 인수가를 써낸 GS홀딩스를 제치고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선 회장이 유진그룹으로부터 수백억원대의 이득을 취하고, 경영권을 보장받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유진그룹 유경선(57) 회장은 지난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선 회장은 유럽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1000억원대의 돈을 빼돌리고, 역외탈세로 마련한 자금 중 일부를 자녀들에게 넘기면서 거액의 증여세를 탈루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선 회장이 1500억원을 투자한 강원 춘천 인근 B골프장의 회원권을 납품업체에 강매했는지와 아들 현석(36)씨 명의의 200만 달러짜리 미국 베버리힐스 고급 주택 구입자금 출처 및 불법 증여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또 선 회장이 고액 연봉을 받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17일 선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조사 진행 정도에 따라 한 두 차례 추가 소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어 이르면 다음주 선 회장과 유 회장, 김 부사장에 대해 일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대검 관계자는 "선 회장에 제기된 의혹이 많아 조사할 것이 많다"며 "조사가 한 번에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