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광저우서 이유없이 '신분증' 검색, 없으면 파출소 '연행'
2013-03-21 송민지 기자
지난 16일부터 이 도시의 톈허(天河)구 공안당국은 도심에 70여 개의 검문소를 설치하고 불특정 다수에 대해 신분증 검색을 시행했다. 검색에서 신분증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시민들은 파출소로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공안의 신분증 검사와 시민의 검사 협조는 중국 법률에 근거하면 합법적이다.
'중국경찰법'에 따르면 중국 경찰은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에 대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할 수 있고, 현장에서 검사 혹은 심문을 할 수 있다"고 명시됐고, '중국신분증법'은 경찰이 업무적 필요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할 때 국민은 이런 요구를 지지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안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자 대부분 네티즌들은 어떠한 상황 설명도 없이 길거리에서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시민을 상대로 신분증을 제시하도록 하고, 심지어 파출소에 불러들여 조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2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도 논평을 통해 "광저우 공안당국의 이런 조치는 죄인 취급받은 시민들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언론은 또 "아열대 기후에 속한 광저우의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고 있다"며 "이 지역 시민들은 반바지, 슬리퍼 차림으로 외출하기 십상인데 어떻게 늘 신분증을 몸에 소지할 수 있겠느냐"며 지적했다.
이어 현지 공안 당국의 불필요한 신분 검열과 파출소로의 연행 조사는 경찰력 낭비는 물론, 사회적 자본 낭비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런 정책을 펼친 광저우는 광둥(廣東)성의 성도이고, 최근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전 서기의 최대 정치적 경쟁자인 왕양(汪洋)이 광둥성 서기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