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남부서 부족간 민병대 충돌...20명 피살

2013-03-27     송민지 기자
[매일일보] 남부 리비아에서 적대적인 부족 간 민병대 충돌이 일어나 20명이 살해됐다고 이 지역 병원의 한 의사가 말했다.

이는 무아마르 카다피의 축출 이후 몇개월이 지났는데도 리비아 정부가 치안을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상태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해당 지역 국가위원회 의원인 아메드 압델카디르에 따르면 이번 충돌의 시초는 리비아의 네번째 대도시 사브하 출신의 옛 반군들과 티부족 사이에서 시작됐다. 사브하 사람 한 명이 자동차 관련 시비에 휘말려 살해된 뒤 복수전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양측 민병대원들은 사브하시 외곽에서 총격전을 벌였으며 20명이 사살되고 40명 이상이 총상을 입었다고 현지 의사들은 말하고 있다. 이 숫자는 사브하쪽 사상자이며 티부족 부상자들은 여러 곳의 병원에 분산 수용돼 집계되지 않은 상태라고 한 의사는 전화통화에서 밝혔다.

이번 총격전은 공항으로 통하는 진입로의 장악을 두고 일어났다. 사브하 민병대원에 따르면 티부족이 공항 진입로를 봉쇄했기 때문에 전투가 일어났고 사브하 측이 현재 공항을 장악하고 있다. 비행기 한 대가 꼬리 부분에 유탄을 맞은 것이 목격됐으며 공항은 일시 기능이 정지된 상태다.

이번 충돌은 카다피 축출 후 정권을 잡은 국가과도위원회(NTC)가 전국적인 권위를 갖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현재 리비아 각지에는 수많은 민병대와 의용군 지파들이 권력과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내무차관 오마랄 카드로위는 국민에 대한 TV 연설에서 "지금 상황은 아주 위험하고 민감하다"며 사브하지역에 방위군을 파견하기 위해 국군 수뇌부가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리비아 과도정부는 전국을 총괄하는 제대로 된 통합 국군을 갖고 있지 못하며 그동안 카다피에 항거해서 싸웠던 각 지파의 민병대 부대원들에게 총을 버리고 국군에 합류할 것을 호소해왔다.

지난달에도 리비아 동남부 변방의 알 쿠프라 지역에서 부족 간 충돌로 10여명이 살해됐다. 트리폴리 정부는 이때부터 정부의 권위를 위해 국군 병력을 투입했으며 이는 매우 희귀한 전례이다.

이번에 충돌한 티부 족은 인종학상으로는 주로 차드에 많이 살고 있지만 리비아 남부에도 일부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