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뺨치는 창원지역 고교생 불량서클 '충격 그 자체'

상납 강요에 앵벌이·집단 성폭행까지

2013-03-29     송민지 기자
[매일일보] 또래 학생들을 상대로 수년간 상습적으로 금품을 빼앗고 폭력을 휘두른 창원지역 고교생 불량서클이 경찰 수사로 실체가 드러나 교육계를 비롯해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학교 안팎에서 위력을 과시해 학생들에게 상납을 강요하며 금품을 빼앗거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하는 등 불량서클 조직에 가담한 청소년 수십 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29일 창원지역 고교 내 불량서클 4개 조직의 학생 67명을 붙잡아 이 중 박모(17·고3)군, 주모(18·고2)군, 장모(16)군 등 5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이모(16·고1)군, 구모(17·고2)군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허모(16·고1)군 등 27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가담정도가 경미한 33명은 불입건 선도조치했다.

소위 '학교 짱'으로 통하는 장군 등 A불량서클 5명은 지난해 2월께 B(16·중3)양을 창원시 마산회원구의 여관과 자취방 등으로 데려가 B양에게 환각물질을 흡입하게 한 후 수일에 거쳐 집단 성폭행을 한 혐의다.

중고생이 연계된 C불량서클을 결성한 김군 등 16명은 피해학생 진모(17·고1)군에게 돈을 구해오라고 협박하자 진군은 차비를 구걸해 이들에게 상납하는 등 동급생을 대상으로 앵벌이를 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마산회원구 석전동 KTX 철도역 인근에서 진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땅에 구덩이를 파서 진군을 묻은 채 몽둥이와 삽으로 때리고 불에 달군 면도기로 팔에 상처를 입히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D패밀리를 결성한 이군 등 27명은 동급생을 상대로 돈을 가져오라며 협박해 상납을 강요하는 등 3년 동안 430만원 상당을 상습적으로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군은 자신을 따르는 동급생 3명과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다른 학교 출신 '짱'들을 누르고 27명의 학생들을 모아 자신의 이름을 붙여 불량서클을 결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군 등은 PC방과 오락실 등에서 수시로 만나 결속을 다지고 "패밀리가 맞으면 반드시 보복한다. 짱의 말을 듣지 않으면 '시마이'(왕따) 시킨다"며 학생들이 서클을 탈퇴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이들은 말을 듣지 않는 학생을 왕따시켜 견디지 못하게 해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가게 한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이 창원지역 일진회의 우열을 가리기 위해 상대 학교 일진회 E패밀리와 집단패싸움을 하고 일대일 맞짱 싸움을 벌인 과정이 기성 조직폭력배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김희종 강력팀장은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된 가해 학생들은 구속하고 단순 가담자는 선도조치 하는 등 이번 수사로 학교 폭력을 행사한 67명 전원을 검거해 창원지역 4개 불량서클을 완전히 해체했다"며 "현재 피해 학생들이 정신적인 충격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상담서비스 프로그램 실시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학생들과 사건담당 형사들이 수시로 연락하며 대화와 상담을 통해 학생폭력에 대한 인식과 생활태도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며 "이들이 학교폭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꾸준히 지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