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 "물가안정성 위해 거시건전성정책 보완 필요"
2012-04-10 안경일 기자
김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국제결제은행(BIS),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컨퍼런스를 갖고, '거시-금융간 연계성과 정책적 시사점'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이번 위기를 통해 금융 안정을 도외시한 물가 안정만으로 실물경제의 안정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을 위해서는 적절한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지만 통화정책의 효과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 항상 동일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의 정책 조정 실패를 막고, 조화로운 운용을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의 지배구조가 관건"이라며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이 거시건전성정책을 수행하는 정책위원회 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자본 유출입 등에 의해 금융불안을 유발하지 않도록 글로벌 금융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위기 극복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실시로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한 데다 각국 금융시장간 연계성이 밀접한 상황"이라며 "주요 20개국(G20)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해 국가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정책공조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학계에서는 글로벌 유동성을 관리할 수 있는 정책 주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국제통화정책위원회(IMPC)'를 설치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끝으로 김 총재는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고 세계 경제의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해 새로운 위기가 재발되는 악순환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해결도 궁극적으로는 세계 경제 전체의 회복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대규모 양적 완화와 IMF 등의 유동성 지원이 세계 일부 지역인 유럽에 집중될 경우 아시아 신흥시장국 등 여타 지역에 대한 부정적 효과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국제사회는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아시아 신흥시장국들에 대한 투자 증대를 통해 글로벌 균형을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