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나간 경찰'...시민 탄압하더니 금품받아

촛불집회 막던 경찰간부, 위로금 명목 금품받아 물의...감찰조사조차 안받아

2009-07-20     서용주 기자
【강릉=뉴시스】경찰 간부가 촛불 집회에 투입된 전의경 위로금 명목으로 행정당국에서 금품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특히 이런 사실이 보름 전부터 강원경찰 사이에서 공공연히 알려져 왔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방위협의회 예산이 집행된 것이라며 감찰조사조차 벌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20일 경찰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있던 지난달 2일 강릉의 모 호텔 주차장에서 강릉 경찰서 간부 A씨가 공무원으로부터 집회를 막기 위해 나온 전의경 위로금 명목으로 현금 200만원이 든 종이가방을 건네받았다.돈이 건네진 후 해당 지역에서는 A씨가 축제장으로 통과하는 시위대의 진입방향을 바꿔주겠다며 위로금을 요구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기 시작했다.결국 A씨에게 건네진 돈은 촛불집회로 지친 전의경들을 도와주자는 취지에서 강릉시 방위협의회 예산이 집행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A씨는 "집회로 전.의경이 힘들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전화가 와서 (돈을) 받았지만 개인적으로 받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하지만 시 방위협의회 예산이 갑작스럽게 집행되고 전.의경 관리부서가 아닌 경찰 간부가 사무실도 아닌 은밀한 장소에서 현금으로 받았다는 점에서 구설수를 사고 있다.사건이 불거지자 강원경찰청은 뒤늦게 감사에 착수해 해당 경찰 간부 A씨에게 돈이 전달된 과정과 사용처에 대해 사실확인을 거친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강원청 관계자는 "전달받은 돈은 방위협의회 예산으로 시 방위협의회에서 지출된 영수 확인까지 있고 전.의경들에게 모두 사용된 사실까지 확인돼 어떤 의혹도 없는 돈이다"며 "전달과정에서 사람들에게 말이 와전되면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용주기자 porcupi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