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영준 前 국무차장 자택 등 3곳 압수수색
2012-04-25 최소연 기자
이번 압수수색은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및 증거인멸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이 동시에 실시했다.
별개의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특정 조사대상자를 상대로 동시에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검 중수부와 민간인사찰 특별수사팀은 이날 오전 8시께부터 3~4시간 동안 박 전 차장의 서울 용산구 신계동 자택과 주민등록상 주거지(대구), 대구 선거사무실 등 3곳에 검사와 수사관 수명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들은 각각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뒤 각자의 수사영역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박 전 차장은 파이시티 비리와 관련,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로부터 건설브로커 이동율(60·구속)씨를 통해 수억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 전 차장에게 로비 청탁과 함께 건네달라며 61억여원을 줬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차장은 또 민간인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종석(42·구속) 전 청와대 행정관의 대포폰 통화내역 추적 과정에서 이인규(56)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과 김충곤(56) 전 점검1팀장이 불법 사찰 혐의로 구속된 직후 전화통화한 사실을 포착했다.
검찰은 박 전 차장이 2010년 7월23일 오후 11시30분께 최 전 행정관에 전화를 걸어 3~4분간 통화하면서 이 전 지원관 구속과 관련해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사건에 직접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앞서 검찰은 박 전 차장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중수부와 특별수사팀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박 전 차장을 이르면 이번 주말께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중수부와 특별수사팀이 각자의 수사 내용과 관련해 실시한 것"이라며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어느 한쪽이든 준비가 되면 박 전 차장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