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적자 대부분 맥쿼리 고율이자 때문
"자신이 자신에게 돈을 빌리는 기형적 구조…시민기업으로 전환하자”
2013-04-26 이서현 기자
[매일일보] 서울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의 원인이 사업 운영자와 채권자로 모두 참여하면서 높은 이자 수익을 가져가고 있는 민간 투자자에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요 주주인 맥쿼리 인프라 등이 민간 투자 금액 5458억원 중 1671억원을 주주 자격으로 직접 투자하고 동시에 3787억원을 채권자 자격으로 간접 투자하는 독특한 투자 구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지난 4월26일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지하철 9호선 요금폭등 위기, 원인과 해법을 모색한다’ 토론회에서 “차입금 3787억원의 주인은 바로 1671억원을 투자한 대주주들"이라며 "자신이 자신에게 돈을 빌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오건호 실장은 차입금 구성에 대해 “선순위대출 금리가 7.2%이고 후순위대출 금리는 무려 15.0%에 달한다”며 “사실상 내부거래인 셈인데 운영수입을 이자 형식으로 자신이 취하기 위한 수법”이라고 주장했다.오 실장은 이어 “당시 국고채, 국민주택채권, 우량 회사채 금리가 4%대였다”며 “사실상 투자 위험이 없는 데도 후순위 대출을 활용하고 금리도 높게 설정했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해 서울지하철 9호선은 480억원 정도의 적자를 냈는데 대출이자로 나간 돈이 461억원이었다”며 “적자가 났다고 곡소리를 내면서 또 하나의 자신은 그 만큼을 이자로 빼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실장은 이같은 투자 방식에 대해 “맥쿼리가 들어간 민자사업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지하철 9호선 뿐 아니라 인천 국제공항 고속도로, 우면산터널,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등 맥쿼리인프라가 참여한 대부분의 민자 사업에서 이 같은 투자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실장은 “서울지하철 9호선 주식회사는 과도한 금리를 통해 스스로 이자를 챙기면서 재무제표는 자본잠식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며 “공공서비스인 9호선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지하철 9호선을 시민기업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며 “서울시가 추정하는 인수금액은 약 6000억원 정도인데 절반은 서울시가 지방채로 조달하고 나머지 절반은 서울시민이 참여하는 시민채권 방식으로 조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정 구조와 의사결정 구조를 ‘시민참여형’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생산자 대표, 이용자 대표, 정부가 공공이사회를 구성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