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성폭행, 누드 촬영 협박…놀랍지도 않다”
[충격이슈] 여자연예인을 창녀 취급하는 ‘스폰서’ 문화
2013-04-27 이서현 기자
데뷔 3년차의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20대 초반의 이 여성 연기자가 공개한 연예계 접대 관행과 스폰서 실태는 충격적이다.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연예계 스폰서 실태를 정리했다.
※ 가독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본문에서는 이 여성 연기자의 호칭을 ‘A양’으로 통일한다.
허벅지 만진 회장님, 신체사이즈 물으며 스폰서 제의한 방송국 관계자
유명PD 사칭 사기꾼, ‘신데렐라’만들어주겠다며 잠자리 요구한 적도…
‘화려함 뒤에 감춰진 추악함’ 원인은 한정된 기회와 막대한 품위유지비
연예인과 스폰서 관계, 어떤 면에서는 ‘자의 반 타의 반’이라 볼 수도
재벌, 연예인 그리고 접대
최근 한 대기업 회장과 정권의 장관급 인사가 강남의 룸살롱에서 자주 만나 연예인으로부터 술시중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데, 당사자들은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연예계에서는 이와 유사한 일들이 일상적이다. 이제 데뷔 3년차인 20대 초반 연기자 A양이 가장 먼저 떠올린 접대의 기억 역시 모 그룹 회장과의 저녁 자리였다. 단순히 저녁을 먹는 자리로 알고 나간 그곳에서 회장을 비롯한 동석자들은 A양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접대부 취급을 했다고 한다. 여성 연예인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연예인과 갑을 관계에 있는 방송국 관계자들의 경우 더욱 노골적이었다. 하루는 A양이 어떤 술자리에서 방송국 관계자를 만났는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A양에게 방송국 관계자는 대끔 “너, 가슴 사이즈가 어떻게 되냐?”라고 묻더니 허리 사이즈와 엉덩이 사이즈를 연이어 물어보았다. “모르겠다”는 A양에게 이 관계자는 살짝 돌려가면서 ‘스폰서’ 개념의 얘기들을 좀 꺼내면서 자신이 스폰서가 되줄 사람을 소개해주겠다는 제안을 꺼내고는 이어서 “일단 뒤돌아서 화장실을 한번 갔다 와라”는 지시를 내렸다.
왜 그러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뒤태를 봐야겠다“고 답했고, A양은 ”화장실은 조금 전에 갔다 왔으니까 안 갈 겁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자리인 줄 몰랐는데 제 몸을 팔면서까지 이렇게 연예계에 발 들이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라 말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사칭 사기도 비일비재
A양이 데뷔 1년차였던 2년 전에는 유명PD를 사칭하는 사기꾼을 친구 소개로 커피숍에서 만난 일도 있었다. 모 유명PD와 외모도 정말 비슷하게 생겼던 이 사기꾼은 A양에게 바로 들어갈 드라마에 주인공의 승무원 친구 역할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 사건에 대해 A양은 유사한 일을 워낙 많이 들어봐서 별로 놀랄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세간의 상식을 초월하는 이런 부조리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A양은 역할을 맡고 싶어하는 사람에 비해 할 수 있는 자리가 적다는 구조 외에도 누구라도 혹할 법한 엄청난 돈거래가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폰서 관계를 맺을 경우 집을 해 주고 차를 해 주고 그냥 품위유지비를 몇 백 만원씩 주고 하는데, 실제로 연예계 생활을 하려면 품위유지비 같은 것들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돈이 없거나 혹시 돈이 있다고 하더라도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는 것이다. 더욱이 아직 데뷔하지 못한 채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 같은 경우, 이러한 요구들을 뿌리쳤을 경우에 아예 연습생 신분을 잃고 그 길을 포기해야 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연예인이 스폰서와 관계를 맺는 것은 어떤 면에서 ‘자의 반 타의 반’이라는 이야기이다. 연예계에서는 어떤 연기자가 또는 연예인을 하고 싶어 하는 지망생이 높은 분(?)들이 모인 술 자리에 가자마자 그 높은 사람들, 권력이 있는 그 사람들 무릎에 다짜고짜 앉았다는 등의 이야기들이 떠돌고는 한다. A양 역시 그냥 매니저들 사이에서 있다 보면 “우리 회사에 연기자 애가 그렇게 했다. 신인연기자 애가 그렇게 하더라”는 류의 이런 얘기들을 직접 들은 적이 많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