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최측근 강철원, 파이시티 사건 '피의자' 신분 조사
서울시 정무조정실장 맡다가 오 시장 전격 사퇴할 때 동반사직
중수부는 지난 4월30일 중국에서 귀국한 강철원 전 실장을 밤 늦게 조사한데 이어 2일 두 번째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강 전 실장은 두 번째 조사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었다.
강 전 실장은 서울시 홍보기획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7년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인허가 청탁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검찰은 '브로커' 역할을 한 건설업자 이동율(60·구속)씨로부터 "인허가와 관련해 강 전 실장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실장은 2007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으로부터 '파이시티 인허가의 진척 상황'을 묻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박 전 차관은 당시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로부터 청탁과 금품을 받은 뒤 강 전 실장에게 전화를 했다.
검찰은 현재까지 강 전 실장 외에 이 사건과 관련해 혐의가 포착된 서울시 관계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전 실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2000~2004년 오세훈 당시 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했으며, 2006~2010년 오 시장 시절 서울시 홍보기획관(3급)과 정무조정실장(1급)을 지낸데 이어지난해 8월 말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패배한 오 시장이 전격 사퇴할 때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강 전 실장은 또 박 전 차관과도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16대 국회 때 오 전 시장 보좌관을 맡으면서 박 전 차관과 깊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강 전 실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에 앞서 강 전 실장은 지난달 중순 중국으로 출국해 한 때 도피 논란이 불거졌으나 같은 달 30일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이와 함께 중수부는 박 전 차관의 비자금을 관리하면서 돈 세탁을 해준 의혹을 받고 있는 포항기업 제이엔테크 이동조 회장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 2일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이 회장을 접촉하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소환을 통보했다.
이동조 회장은 이날까지 어떤 연락도 하지 않고 있어 도피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이 동생 이동업(49)씨의 조사와 현재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수사 상황에 대해 알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아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소환 조사에 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수부는 전날 박 전 차관을 소환해 18시간 가까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르면 이날 박 전 차관에 대해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관에 대한 조사내용과 증거관계를 검토한 뒤 사법처리 방향과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