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검찰, 조현오 엄중 수사 처벌하라”

1년 10개월 만의 검찰 수사 착수…1년 5개월의 수사촉구 1인 시위 종료

2013-05-10     이서현 기자
[매일일보 이서현 기자]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을 했다가 유족들한테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9일 검찰에 소환돼 7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았다. 사건이 불거진 지 1년 10개월만의 소환조사였다.

검찰 출석 전 기자들에게 “차명계좌가 있다는 정보를 믿을만한 사람한테 전해 들었다”고 답변했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느 은행의 누구 계좌인지 밝히겠다”며 ‘다 깐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던 조현오 전 청장은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당시 발언에 대해 “당연히 후회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뒤늦은 소환조사에 대해 노무현재단은 10일 “검찰은 조현오 전 청장을 엄중하게 수사하고 처벌하라/1년 5개월간의 검찰 수사 촉구 1인시위를 마치며”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노무현재단은 “조현오 전 청장에 대한 유족의 고소・고발 이후 2년이 다 되도록 검찰이 한 일이라고는 조 전 청장에게 이메일로 질문을 보내고 우편으로 답변을 받은 게 전부였다”며, “검찰은 그동안 권력 눈치보기와 직무유기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검찰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규정한 노무현재단은 “이제야 조 전 청장을 불러 조사한 검찰에 강력 촉구한다. 지금이라도 허위사실로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조 전 청장을 엄중하게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재단은 “조현오 전 청장은 일선경찰에게 시위진압 의지를 고취시키겠다며, 수백명의 경찰관들을 상대로 하는 강연에서 허위사실로 전직 대통령을 파렴치범으로 몰았다”며, “조 전 청장은 경찰 총수로서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기는커녕 맹목적인 충성에 눈이 멀어 고인이 된 분을 공공연히 능멸하고 그 죽음까지 욕되게 했다. 죄질이 아주 나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조현오 전 청장은 전직 대통령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고도 개전의 정이 전혀 없는 파렴치한 범죄자다. ‘소를 취하해 주지 않는다면 할 얘기는 하겠다’거나 ‘국민을 위해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협박성 망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패륜적 행태”라고 밝혔다.

재단은 “검찰이 조 전 청장의 망언에 대해 짜고 치기 식으로 적당히 소환조사 한 번하고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역사의 단죄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만일 이러한 기도를 획책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단은 “문재인 이사장이 2010년 12월 조현오 전 청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며 첫 시위를 한 이래 1년 5개월 동안 깨어있는 시민들과 함께해온 1인시위는 일단 오늘로 마무리한다”며, “그러나 검찰이 제대로 수사해서 조현오 전 청장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지는 지에 대해서는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라고 밝혔다.

재단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는 검찰이 정권의 입맛에 맞춰 정치적 표적수사에 나서면서 비롯됐다”며, “정략적으로 증오와 대결을 부추긴 여권, 검찰이 흘리는 일방적인 혐의사실을 악의적으로 증폭시킨 언론이 가세한 최악의 위선과 거짓으로 점철된 난장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조 전 청장은 악의적인 망언으로 그때의 악몽을 되살리며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한 재단은 “노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고 슬퍼했던 많은 국민들과 함께 조현오 전 청장에게 끝까지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반드시 입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